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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이야기

중국에서 비즈니스를 한다는 것...

eliotshin 2007. 7. 13.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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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현재 인터넷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다. 중국 상해에 진출한 인터넷 기업중 가장 많은 분야는 게임이고, 포털이나 소프트웨어 등등이 있다. 진출한 수에 비해 성공했다고 자부할 수 있는 기업이 그리 많지 않은 실정인데, 중국 시장은 참 매력적이면서도 접근하기 쉽지 않은 시장이란 생각이 든다. 가시가 돋힌 장미라고 하면 적절할까?

   오늘은 비즈니스 일반론보다는 내가 실제 경험한 중국 비즈니스의 애로 사항을 나누고 싶다. 몇 달전 우리 회사가 운영하고 있는 블로그 사이트에서 이벤트 프로모션을 했다. 개별 블로거들이 우리 서비스 배너를 개별 블로그 사이트에 달아주면 우리는 그 블로거의 이름과 주소를 T셔츠에 인쇄해서 보내주는 이벤트였다. 많은 중국 블로거들이 참여했고 호응이 좋았다.
   그러고 나서 얼마후, 중국 직원이 나에게 한 사이트를 알려주면서 이들이 우리의 프로모션을 완전히 카피했다고 했다. 들여다보니 참 가관이었다. 왠간하면 약간 변형이라도 할텐데, 기본적인 진행방식, 문구, 심지어 배너의 종류와 크기까지 똑같지 않은가? T셔츠 업체도 같을지 모를일이다. 항의 전화라도 해야하지 않냐고 했더니, 중국 직원 말로는 소용없는 일이니 그냥 넘어가자고 했다. 이벤트 카피도 모자라서 우리의 서비스 이름(중국어 브랜드)을 그대로 쓰고 있었고, 이를 계기로 중국 당국에 브랜드 상표 등록을 했다.
  
   중국인들의 정서에서는 카피가 아주 일상화 되어 있다. 오히려 자신의 저작물이 카피를 당하면, 아 이제 내가 유명해졌구나 라는 희열까지 느낀다고 한다. 바다건너 일본은 과도한 저작권 법규 때문에 뭘 못한다고 들었다. 이렇게 정서가 틀릴까?
   사이월드가 초기에 카피를 당했고, 유사 서비스가 난립했었다. 카피한 회사중에 하나인 CEO를 만났을때 COPY를 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물었다. 그는 당당하게 본인들은 IT 강국인 한국의 서비스를 항상 예의주시하고 있고, 그 서비스를 단순히 카피하는 것이 아니라 더 발전적으로 현지화 시킨다고 했다. 카피는 도적질이라는 우리의 개념과 달리 카피는 단지 비즈니스를 발전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한 과정이란 뜻이다. 그 CEO가 혹시 수준이 낮은 사람일까? 아니다 그는 미국 하버드 MBA 출신의 유명한 지식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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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선진적인 서비스를 내놓고 뭔가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으려 할때, 왠간히 진입장벽이 높지 않는한 3~4개월 즈음 후에 유사 서비스가 나온다고 보는것이 맞다. 이러한 어려움을 어떻게 돌파할 수 있을까? 법적인 대응? 타협? 그보다는 이곳만의 시장 질서를 인정하고 같은 방식의 경쟁을 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무엇보다도 장기적인 시각으로 이 시장에 대한 확신이 있다면 단기적인 손실은 감수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작은 것을 주고 큰 것을 취하는 대범한 자세만이 이 시장에서 오래 존속할 수 있는 생존 방식이라 생각한다.

   오늘도 수많은 한국 기업들이 상해로 들어오고 있다. 개인적으로 많은 한국 분들의 상해 방문으로 주말을 제대로 쉬면서 보낸지 몇 달은 된거 같다. 중국, 상해 정말 매력적인 도시임에 틀림없다. 아직 완전하지 않고 정리되지 않았기에 그 변화의 속도때문에 더더욱 매력적으로 느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중국 시장에서, 상해 시장에서 어떻게 성공을 할 수 있을까?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지만, 나 역시 같은 질문을 가지고 이 시장에서 고분분투를 하고 있다.
  
   철저한 차별화, 타겟고객에 대한 집중전략, 경쟁자들에 우위를 지킬 수 있는 스피드...이러한 무기들이 우리를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게 만들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중국 고객들, 중국 유저들은 정말 한국인과 일본인과 다르다는 걸 인정하면서부터 이 시장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도 난 그걸 배우고 있다. 내가 중국인이 아니기에 영원한 숙제일 거다. 어쩌겠는가,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나와 같이 믿음을 가지고 일하는 중국인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그들과 함께 전략을 수립하는 것 뿐. 개인적으로 난 '묻어가기' 전략을 좋아한다. 중국인들과 국기를 걸고 자존심 경쟁을 하면 적어도 중국 시장에서는 백전 백패일 거다. 하지만 잘 나가는, 시장을 선도하는 이들과 친해지고 이들을 적으로 삼지 말고 공존할 수 있는 동반자로 만든다면 한결 쉬워질 거다.

   이삼년후에 정말 소소한 에피소우드를 추억으로 얘기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런 여유는 내가 이 시장에서 이미 성공했다는 반증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