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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이야기

상하이, 서울 그리고 도쿄

eliotshin 2007. 6. 12.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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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차 도쿄에 왔다. 너무 오랜기간 바쁘다는 핑계로 블로깅을 안했더니 내 블로그에 미안한 맘까지 든다.

상하이와 서울 그리고 도쿄는 공통함수가 있다. 다이어그램으로 하자면 공변역에 걸치지 않을까?
공항에서부터 느껴지는 거리는 가로수와 길의 넓이가 다를뿐 너무나 흡사하다. 도로교통 표지판이 색깔까지 똑같아서 외국에 왔다는 느낌을 못받을때가 많다. 같은 한자권이라 더더욱 그럴거다.

그럼에도 세 도시는 세 나라만큼이나 다른 문화와 다른 시스템을 갖고 있다.

물가 ~ 단연 도쿄가 비싸다. 하지만 엔화 약세와 한국의 인플레이션에 힘입어 도쿄와 서울의 간격이 많이 좁혀졌다. 도쿄의 살인적인 교통비 (택시 기본요금 5000원)나 서비스비를 빼면 비교적 서울과 비슷한 느낌. 하지만 상하이 또한 만만치 않다. 단 상해에서는 본인의 지출 레벨을 결정할 수 있다. 일반 중국인처럼 서민으로 살건지 중산층으로 살건지 최고 부유층의 소비를 할건지...최고 부유층은 도쿄나 서울과 같은 돈이 필요하다. 중요한건 상해에만 옵션이 주어졌다는 것이다.

사람 ~ 일본인은 속을 알수 없다고 한다. 정말 그렇다...비즈니스에 있어서도 일본인은 거절을 하지 않는다. 완곡한 거절조차 강한 긍정적 관심으로 표현한다고 한다. 이거 원 속맘을 알아야 맘을 터놓고 비즈니스를 하지...이것이 일본 스타일. 한번 계약하면 거의 영구 계약처럼 끝까지 간다고 한다. 첫 거래만 트면 성공이란 얘기.
   중국은 속마음을 알기 어렵진 않지만, 말을 잘 씹는다. 약속한 것을 끝까지 지키는 사례가 많지 않다. 우리는 이것을 사기라고 표현하지만 중국인들을 이것을 이해관계의 변화라 부른다. 거짓말에는 돈이 들지 않는다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 중국 비즈니스는 하나하나 돌다리 두드려가듯 진행해야 큰 코 안다친다.
   한국은 내가 한국인이라 그런지 신뢰성에 있어서는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하지만 한국인은 과장과 허풍이 심하다. 자신이 할수 없는것을 의욕만으로 약속을 하는 부류가 많다. 특히 무역이나 잦은 계약을 하는 사람들이 국가 이미지를 흐려놓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들었다. 술로 비즈니스를 하다보니 화끈해 보이지만 실은 합리적이지 못한 경우가 많은 것. 한국인이여 술좀 작작 먹자.

가치관 ~ 일본은 철저한 개인주의. 개인의 영역이 침해당하는것을 가장 불쾌해하고 두려워한다. 밥도 벽보고 혼자먹는게 이들. 나만의 고독을 즐기고 싶다면 일본와서 살면된다. 누구로부터도 간섭받지 않을 권리. 일본의 헌법에 이런 권리가 제일먼저 나오나??
  한국은 사회주의 국가적 가치관을 갖고 있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고 내가 아는 사람이 너무 잘되면 안된다. 나랑 비슷한 템포로 잘 나가야 인정받고 존경받는다. 오버하면 바로 왕따다. 모난 돌이 정맞는다고 한국에선 너무 튀면 곤란하다. 이런 집단주의 문화는 인터넷에서 카페로 미니홈피로 타 국가에서 찾아보기 힘든 붐을 이루었다. 대동단결하여 세계를 제패하라 한국인들이여.
   중국역시 철저한 개인주의. 하지만 일본의 개인주의와 다른점은 일본은 개인의 영역을 지키는 것이 중요한 반면 중국인은 개인의 이해관계를 관철시키는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예의가 좀 없어도 되고, 남이 좀 피해를 봐도 된다. 그저 나만 이득보고 잘 나가면 그만이다. 가장 자본주의적 인간형이다. 중국이 사회주의를 한국이 자본주의를 선택한 것은 정말 역사의 아이러니이다.

문화수준 ~ 도쿄가 가장 높고 상해가 가장 낮다. 특히 상해를 제외한 다른 도시들의 문화수준은 정말로 심각하다. 이유는 위 개인의 가치관에 근거한다. 중국인들아 제발 남 생각좀 하면서 살자. 가장 적당한 인간적인 배려와 문화레벨은 서울이 아닐까?

난 어느 도시가 가장 좋은가?
상해다. 내가 상하이신이라서가 아니라, 상해에서 부여받는 옵션 때문이다. 내 삶의 레벨을 상황에 따라 조절할 수 있는 자유와 과도하게 눈치를 볼 필요가 없는 자유 (일본에서는 늘 초 긴장상태다), 남으로부터 간섭받지 않을 자유. 이러한 자유들이 가장 잘 보장된 도시가 상해가 아닌가 싶다.
물론 아직까지 공기와 물이 좋지 않지만, 환경문제만 해결되면 상하이에서의 내 삶이 상당기간 연장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