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Campus, Ssync

중국 기업의 한국기업 사냥 본문

나는 중국에서 자본주의를 만났다

중국 기업의 한국기업 사냥

eliotshin 2013. 12. 2. 20:00

"한국에서 일하는 대만인들"

한번은 한 대만인이 격의 없는 자리에서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솔직히 한국이 마음에 들지 않아요. 중국하고 수교를 한답시고, 정말 아무런 사전 협의 없이 갑자기 국교를 단절했지요. 옛날 한국이 못살 때 우리가 얼마나 많이 도움을 주었는데, 그렇게 매몰차게 중국을 선택하다니…”, “거기까진 그렇다 치고, 요즘 대만의 젊은 애들이 한국 가서 일한다면서요. 이유는 급여가 많아서래요. 참 밸도 없는 것들, 국교를 단절한 나라에 가서 삯을 팔다니. 언제부터 한국이 이렇게 잘 나갔지요? 헐…”

“중국 기업에서 일하는 한국 사람들”

우리나라 사람들이 중국 기업에서 일할 날이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다. 중국 기업에서 일하는 대부분의 이유는 급여 때문이다. 중국 기업들은 자국민에게는 얇은 봉투를 주지만, 한국인을 채용할 때는 꽤나 넉넉한 대우를 한다. 한국인이 그 동안 한국 기업으로부터 받아 온 급여보다는 표가 날 만큼 좋은 대우를 하면서 모셔온다. 일찍 경제 발전을 경험했고, 대부분의 산업에서 중국이 가야 할 길을 한국이 이미 거쳐 왔기에, 그 노하우와 기술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한 젊은 미혼 직장인에게 물었다. 왜 굳이 중국 기업을 선택하게 되었느냐고. “돈 때문이 커요. 솔직히 한국 기업 들어가기가 더 어렵지만, 한국 기업은 학벌 차별도 심하고, 경쟁도 너무 치열한데, 여긴 우리한테 너무 잘해줘요. 환율도 점점 상승해서 덕도 보고 있고요. 물론 문화적으로 좀 이질감이 있긴 하지만, 우리가 외국인이라 우리한테는 특별히 대우하거든요.”

자본에는 국적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그 동안 미국 기업과 유럽계 기업에 들어간 한국인들이, 실력으로 승부하고 때로는 한국계 대기업보다 더 많은 대우를 받을 수 있었다. 중국 기업도 이와 다르지 않다. 아무도 모르는 사이 글로벌 기업이 중국 자본의 손으로 넘어가, 하루 아침에 중국 기업이 되기도 한다. 중국 기업이 되면 마치 동네 짜장면 집처럼 빨간 인테리어어의 중국풍으로 바뀔 거 같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주인만 바뀌었을 뿐, 모든 시스템과 모든 인프라가 그대로다. 오히려 더 많은 투자로 인해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동진해 오는 중국 자본들”

국민 모바일 메신저로 잘 알려진 카카오톡의 2대 주주로 급부상한 중국 기업이 있다. 텐센트(TENCENT) 그룹. 중국의 최대 포털이자, 중국 인터넷 기업 중 가장 많은 수익을 내는 시가총액 70조원(한화)의 회사다. 전체 수익의 절반 이상을 한국 게임으로부터 얻고 있다. 한국 시장에 일찍부터 관심을 보여온 텐센트는 급기야, 카카오톡에 900억대의 통 큰 투자를 했다. 텐센트는 투자한 지 일년도 안되어 몇 배 이상의 ROI를 실현했다.

중국 기업들의 한국 기업의 인수 혹은 투자는 시작에 불과하다. 중국 기업은 한국 기업뿐만 아니라 미국기업과 유럽계 기업에도 손을 대고 있다. 자신만의 힘으로는 성장의 한계가 있는데, 이미 만들어진 현금으로, 단기간에 쉽게 회사를 키우는 방법은, 괜찮은 외국 기업을 인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국으로 유입된 넘쳐나는 달러와, 대륙의 내수 시장에서 창출된 이익을 어떻게든 외국에서 사용해야 할 명분과도 맞아 떨어진다.

“빼앗기지 않으려면 빼앗아라”

지금 기업들간 인수 합병은 일종의 자본 전쟁이다. 다양한 국가의 자본들이 총성 없는 전쟁을 하고 있고, 인수 합병 이후에 한결같이 하는 말은, ‘자본은 외국 자본이지만, 로컬 기업의 문화와 그 국가의 정책을 최대한 존중하면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말이다.

한국 기업도 이러한 인수 합병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찔끔찔끔 중국 기업에 투자했다가 되팔고 퇴각하는 소심한 정책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으로 중국의 알짜배기 기업들을 사들여야 한다. 중국의 로컬 룰과 중국인의 문화를 존중하면서 중국내의 한국 기업들을 더 많이 확보해야 하지 않을까?
빼앗느냐 빼앗기느냐, 이제는 자본의 전쟁이다. 지금 더 많이 사들이지 않으면, 나중엔 기회가 아예 없다. 불과 6~7년 전까지는 한국의 대표 인터넷 기업들의 시가 총액이 중국의 국가대표 기업들의 시가 총액보다 컸었다. 지금은 어떤가? 적게는 5배에서 많게는 10배 차이로 오히려 역전됐다. 비즈니스는 타이밍인데, 그 기회는 아주 빠르게 그냥 스쳐지나 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