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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만디? 콰이콰이!"
한국인들이 중국인에 대해 몇 가지 선입견을 갖고 있는데, 그 중에 하나가 ‘만만디(慢慢的)’라는 별명이다. ‘느릿느릿하다’는 의미로 만만디인데, 실상 그들이 느리게 일 처리를 하는 이유는 자신의 이해관계가 없을 경우다. 일반적으로 중국인들은 이해관계에 따라 행동이 달라진다. 자신의 이해가 결부된 일은 누구보다 급하고 빠르지만, 자신의 이해관계가 없는 일은 서두를 이유가 없는 것이다. 오히려 섣불리 남의 일에 개입했다가 낭패를 보는 것을 염려한다.
거꾸로 생각하면, 중국인에게 ‘이해관계’를 만들어 주면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인센티브 제도나 성과급 제도가 가장 큰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문화이다. 중국인은 이해관계로 움직이는 사람들이다. 중국인에게 적당한 동기부여를 할 수 있으면 그들은 매우 빠르게 움직여 줄 것이다. ‘만만디’가 아니라 ‘콰이콰이’로.

“히든 카드는 가슴속에 묻어라”
중국인은 자본주의에 매우 적합한 인성을 가지고 있다. 즉, 상술이 좋고 자신의 이익을 관철시키는데 매우 뛰어난 재주를 가지고 있다. 협상에서 보통 한국 사람들은 중국인에게 무조건 지게 되어있다. 성질 급한 한국인, 자신의 카드를 모두 까 뒤집어 놓고, ‘나는 이런 사람이다’ 라고 광고를 한다. 자기 패를 다 보여주고 이기길 바란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 아닌가?
협상의 자리에서는 상대의 의향과 진짜 속마음을 살피는 게 중요하다. ‘내가 진솔한 모습으로 다가가면 상대가 열리겠지’라는 천진한 생각이 일을 그르칠 수 있다. 진솔하게 다가가기는 친구를 사귈 때 필요한 덕목이다. 냉엄한 비즈니스 세계에서, 더군다나 이익에 집착하는 중국인들과의 협상에서는 내 패를 숨기고 상대의 패를 읽는 게 필요하다.
자신이 비즈니스를 할 때 내 패를 펼치고 있는지, 아니면 상대방의 패를 읽고 있는지 확인하는 자기 진단법이 있다. 1시간 회의 분량에서 내가 말한 시간의 점유율과 상대방이 말한 시간의 점유율을 비교하면 된다. 축구에서는 점유율이 높을수록 우세한 경기를 했다고 평가하지만, 비즈니스에서는 점유율이 높을수록 내 패를 많이 까 보인 것이다. 처음 만나 나를 어필하고 내 회사를 소개하는 자리가 아니라, 서로를 아는 상황에서 구체적인 딜 이야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면, 이러한 점유율 계산법이 도움이 될 것 같다. 상대방이 나에 대해 궁금해하고 많이 다가오게 만들었을 때 비로소 나에게 유리한 계약이 가능해진다. 상대의 속 마음을 먼저 간파해야 한다.

“재계약, 만기를 놓쳐라”
아파트나 사무실 임대를 하면 으레 재계약 시기가 다가온다. 성질 급한 착한 한국인은 만기 전 수개월 전부터 주인에게 전화를 한다. 사실 요즘 임대료가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내가 비즈니스가 좋지 않으니 가급적 임대료를 적게 인상해주면 안되겠냐면서. 주인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아주 진솔한 발언이다.  그러면 주인인 십중팔구, “사실 더 올려야 하는데 당신의 사정이 그러하다니 20%만 올리자”고 할 것이다.
똑 같은 상황에서, 정말 현지화가 되어 있는 사람이라면, 무작정 기다린다. 주인이 때가 되면 전화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만기가 지나서 아무 연락이 없어도, 전혀 당황함이 없어야 한다. 급한 건 주인이고, 돈 받을 사람이 주인이지 나는 돈을 주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주인은 십중팔구 이렇게 얘기한다. “이제 만기가 되었고, 시장 가격도 올랐으니 좀 인상하면 어떻겠냐?” 이 때 당황하지 말고 담담하게 얘기한다. “아 만기가 되었군요. 요즘 먹고 사는 게 팍팍해 만기가 되었는지도 몰랐네요. 지금 임대료도 내기가 벅차 더 작은 곳을 알아보려던 참이었는데…만약 인상을 한다면 더 있기는 어렵겠네요.”
“아 그래요? 그럼 얼마면 계속 있을 수 있나요?” 그 때 좋아하는 표를 내지 말고 덤덤하게 얘기한다. “현재 수준이면 어떻게든 있어보도록 노력할께요. 그리고 참, 수도관이 새던데…에어컨도 영 시원찮고요.”

“급하면 지는 거다”
중국에서는 부러우면 지는 게 아니라 급하면 지는 거다. 급하단 얘기는 내가 뭔가 아쉽고 상대에게 부탁을 해야 할 상황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오히려 담담하고 당당하기까지 하면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
중국인으로부터 느긋함을 배워야 한다. 골프장에서 한국인은 스윙 연습도 아끼고 무엇에 쫓기는 사람처럼 급한 스윙을 한다. 골프장은 늘 만원이고, 뒤 조가 앞 조의 플레이를 늘 지켜보기 때문이다. 중국의 골프장은 어떠한가? 별의별 천태 만상이 많다. 혼자 치는 사람, 실수 했다고 두 번 치는 사람, 느릿느릿 여유 있게 움직이는 진정한 골프의 신들. 골프는 스트레스를 풀고 자연과 벗삼아 즐기려는 스포츠다. 서두르는 한국인과 느긋한 중국인 중 누가 진정한 골퍼일까?

 


 

Posted by 상하이신 mbacareer.co.kr

"2005년 어느 아파트에서 만난 게리왕"
2005년 봄에서 여름으로 가고 있던 시기로 기억한다.  슈퍼마켓에서 음료수와 먹을 것을 잔뜩 사 들고 걸어가는데 땀이 날만큼 조금 더운 날씨였다. 중국 친구 하나가 창업을 했는데, 위문차 가는 길이었다. 그런데, 알려준 주소로 가까이 갈수록, 아파트 밖에는 눈에 뜨지 않았다. 저쪽에서 친구가 마중을 나왔다. 슬리퍼를 질질 끌고, 반바지 차림으로…표정 만큼은 해맑게 웃고 있었다.
사무실은 어두 컴컴했다. 그냥 방 세 칸이 있는 평범한 로컬 아파트였다. 직원이 다섯이었는데, 모두 시커먼 남자들인데, 몇 일 밤을 샜는지 표정도, 옷도 그다지 상태가 좋아 보이지 않았다. 시큼한 땀냄새도 좀 나는거 같고, 그들이 쓰는 PC는 뒤통수가 툭 튀어나온 구식 모니터에 속도도 느려 보이는 구닥다리였다.
이 회사가 2011년 나스닥에 상장한 중국의 대표적인 동영상 사이트, 투도우(Tudou.com)이다. 투도우의 게리 왕은 그 당시 나의 친한 친구였다. 그 전부터 쌓은 인연 때문에, 내가 도울 수 있는 작은 것들을 도왔었다. 당시에 중국보다 다소 앞서있는 한국의 인터넷 시장 관련 자료를 주었고, 서로의 고민에 대해 인간적인 대화도 나누었다. 나는 투도우를 통해, 어떻게 중국의 작은 벤처가 거대한 상장사로 거듭나는지 일련의 과정을 목격할 수 있었다. 마치, 번데기로부터 애벌레, 나비로의 진화 과정이랄까?
중국의 벤처들은 이렇게 초라하게 시작한다. 아파트에서 혹은 변변치 못한 공간에서 고작 몇 명이 시작하는 게 보통이다.

“간판이 중요해”
한국 기업들의 시작은 조금 다르다. 아주 고급스럽지는 않지만, 대략 수 천 만원 이상의 인테리어비를 들여 사무실을 꾸민다. 중국에서는 소위 ‘가호’가 중요하기 때문에 적어도 창피해서는 안 된다는 이유다. 총경리실(사장실)을 따로 꾸미고, 손님이 왔을 때 편하게 얘기할 수 있는 가죽 소파도 필수다.
간판을 달고 나면 뭔가 할 일을 했다는 뿌듯함이 있다. 그렇게 한국 기업은 시작을 한다. 위치가 시내 중심인가 외곽인가의 차이일 뿐,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게 시장을 테스트하던 중, 본사가 어려워지거나, 세계 금융위기가 닥치거나, 중국 환율이 널뛰기를 하면서, 앉은 자리에서 고정 비용이 50%가까이 상승하는 롤러코스터를 경험하게 되면, 과감하게 모든 것을 포기하고 철수하기도 한다. 인테리어 비용도, 사무실 보증금도 포기할  수밖에 없다.
외국 기업으로서 아파트에서 시작하는 것을 권할 수는 없지만, 너무 남의 시선을 의식해서 고정 비용을 많이 쓰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언제 어떤 상황이 닥쳐올 지 모르기 때문이다. ‘가늘고 길게’ 가는 게 중요하다. 길게 버티면 그만큼 성공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토끼와 거북이의 싸움”
시작이 다른 중국 기업과 한국 기업의 경쟁은, 소박한 거북이와 돈 잘 쓰는 토끼의 싸움에 비견된다. 토끼가 빠르고 능력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고정비용이 큰 토끼는 길게 볼 시간이 없다. 수년 안에 승부를 봐야 하고, 졌다 싶으면 본사로 달아나게 된다. 잃을게 별로 없는 거북이는 공짜 마케팅에 저렴한 인건비로, 돈을 거의 안 쓰기 때문에 3년이든 5년이든 그냥 간다. 돈을 못 벌어도 그 업계에서 손가락 안에만 들면 된다는 확신이 있다. 최악의 경우, 적자라도 고객을 확보한 상태로 다른 회사에 팔면 그간의 투자금을 몇 십배로 회수할 수 있다. 그러다보니 3년이 지나, 한국 기업에 포기한 시점에서 그제야 비로소 시장이 열리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거북이의 승리로 끝나는 경우를 종종 보아왔다.
중국 비즈니스, 세련됨을 버리고 투박하게 거북이 스타일로 시작하면 어떨까? 특히 본사의 투자 여력이 많지 않은 기업일수록 초기 세팅시에 고정비를 최적화하는 게 좋다.

 


Posted by 상하이신 mbacareer.co.kr

"런 뚜어(人多)"
중국에서 중국인들로부터 가장 많이 듣게 되는 말 중에 하나가, ‘런 뚜어’(사람이 많다)이다. 뭔가 궁금하거나 중국은 참 독특하다는 질문을 하게 되면, 거의 이 대답을 듣는다. 사람이 많기에 별의 별 일이 생기고, 사람이 많기에 컨트롤도 안되고, 사람이 많기에 국가가 다 책임질 수 없다는 거다. 거꾸로 얘기하면, 중국인들은 이미 국가가 개개인의 삶을 책임져질 수 없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13억의 중국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인구 통계가 많이 늦는데다가, 1가정 1자녀 출산 정책으로 출생신고를 안 하거나 편법으로 하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출생 신고를 안 하면 이름도 없이 살아가야 하나? 그렇지는 않고, 죽은 사람의 호적을 이어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죽은 자가 부활한 거다. 안 되는 게 없는 나라다. 어쨌든 실제 인구는 14억에 가깝다고 한다.

“바늘구멍 취업시장”
대학에 들어온 것 자체가 고단한 행군이었는데, 취업시장은 더 좁다. 북경이나 상해의 명문대에 들어온 학생이라면, 지역 성(한국의 전체 인구와 맞먹거나 더 큰 인구로 이루어져 있음)에서 정말 날았던 학생들인데, 이러한 학생들 조차도 취업 경쟁의 예외일 수 없다. 어떤 대졸자는 학교는 중국 북방도시 산동에서 졸업했는데, 구직을 할 때는 남방 도시 광저우에서부터 북쪽으로 계속 올라가면서 면접을 보기를 반복하여, 겨우 대련이라는 북방 도시에서 일을 잡았다고 한다.
정부에서 발표하는 실업률은 9.4%이지만 실제 피부로 체감하는 실업률은 더 높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지만, 중국이 더 심한 것 같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한 편에서는 인력난이 심각하다는 거다. 중소기업 얘기나 3D 일을 주로 하는 직종 얘기가 아니다. 중국에는 해마다 수백만의 대졸자들이 쏟아져 나오지만, 이중에 정말 쓸모 있는 인재가 드물기 때문이다. 기업 입장에서도 뽑고 또 뽑고를 반복하고, 개인 입장에서도 1년 단위로 회사를 바꿔 다니기도 한다. 중국의 취업시장은 경쟁률 자체의 문제도 크지만,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육성할 수 없는 교육의 문제 또한 커 보인다.

“공무원이 될래요”
최근 중국에서 가장 각광받는 직업이 공무원이다. 한국에서도 초등학생에게 꿈이 무엇인지 설문을 받으면 공무원이 1위 선호도라 들었다. 이유는 약간 다르지만, 중국에서도 공무원이 최고의 직업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대학생들이 외국계 기업을 선호했었는데, 요즘은 공무원 혹은 국영기업을 선호하는 젊은이들이 많다. 월급은 적지만 보너스를 많이 주고 정년이 보장되는 안정적인 직업이기 때문이다. 매년 국가 공무원 시험에 응시하는 인원은 수 백만 명이 넘는데, 제일 선호도가 높은 부문은 경쟁률이 4080대 1이다.
공무원이 되려는 또 다른 이유는 돈과 권력을 모두 거머쥘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고위 공무원의 월급은 용돈일 뿐이고, 부수입이 어마어마하다. 권력을 이용해 수십 개의 기업을 소유했다는 사람도 있고, 한 공무원이 집의 인테리어를 하는데, 집 골조 빼고 모든 가구와 자재가 모두 협찬으로 해결되었다고 한다. 공무원이 연예인인 셈이다. 뒤 돈이 많다는 세무국과 세관이 특히 인기 직종이다.
중국의 거리에서는 민중의 지팡이 경찰이, 시민을 쥐 잡듯 잡는 광경을 흔히 보게 된다. 교통 경찰이 점점 친절해지고 있다고는 하나, 한국에서 상상할 수 없는 광경이 많다. 한국의 경찰은 매맞는 경찰이지만, 중국의 경찰은 권력자다. 중국은 아직 경찰국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욱 공무원에 대한 집착이 큰 지도 모르겠다.
공무원들은 일하는 방식에서도 차이나 난다. 중국의 공무원들은 보스를 위해 일한다. 일의 성과가 중요한 게 아니라 보스를 얼마나 기쁘게 만드느냐가 더 중요하다. 국영기업과 일을 해 보면 이러한 관행을 너무나 쉽게 볼 수 있다. 담당자와 얘기할 때는 매우 수동적이다가, 보스가 회의에 들어와 무언가 지시를 하면, 관련부서 직원들이 줄줄이 들어온다. 그러고는 매우 적극적으로 발언을 한다. 보스를 기쁘게 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삶 자체가 전쟁터”
중국에서 서민의 삶은 전쟁과도 같다. 시골에 아이를 노부모에게 맡기도 무작정 돈을 벌러 상경한 사람들, 시멘트 골조 상태 그대로 월세를 얻어 집단 주거 생활을 하는 하층민들. 심지어, 고급 아파트에 살면서 자동차를 몇 대씩 굴리는 엘리트 층에게도, 중국에서의 삶은 전쟁터다. 언제 누가 내 코를 베어갈 지 모른다.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면서 살아야 하기에 스트레스 정도는 극에 달한다. 믿을 것이 ‘나’ 와 ‘돈’ 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은 양육강식의 완전 자본주의 나라다. 국가가 나를 보호해 줄 수 없다는 슬픈 현실은 그저 ‘박제’가 되어 버렸다. 그것이 이상하거나 누군가에게 항의를 할 사안이 아니다. 아무도 나를 보호해 줄 수 없다면, 내가 세상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 나는 비록 달이지만 해가 나를 중심으로 돌아야 하며, 내가 믿을 수 있는 현금과 돈에 과도하게 집착하게 된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중국에서의 삶은 참으로 고달픈 경쟁의 삶이다. 여느 자본주의 국가보다 더 경쟁적이고, 여느 사회주의 국가보다 사회 보장제도가 아직은 열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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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장미 vs 흰 장미


"가시 돋친 붉은 장미"


붉은 색을 좋아하는 나라. 공산주의를 상징하는 붉은 깃발. 하지만 선입견으로만 느끼던 공산주의는 간 데 없고, 이보다 더한 자본주의가 없다. 붉은 카펫을 뚫고 피어난 장미꽃 이랄까. 중국은 그만큼 매력적이다. 한 번 방문한 방문객은 중국의 샹차이(향이 강한 향료)에 적응만 한다면 또다시 찾고 싶어한다. 우리나라의 80년대라도 폄하하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의 미래까지 함께 뒤죽박죽 섞여 있다.
비즈니스에 있어서도 중국은 매력적이다. 크디 큰 시장도 매력적이지만, 이제 막 피어난 내수 시장의 구매력이 장난이 아니다. 고가 일수록 고민을 많이 하고, 비교에 비교를 거쳐 신중한 구매를 하는 한국의 소비자와 다르게, 쿨하게 물건을 산다. 월급의 두 세배쯤은 언제든 쓸 수 있다.
그래서 모두들 중국으로 몰려든다. 중국으로 오지 않으면 도태되는 느낌이고, 미래를 생각한다면 틀리지 않은 해석이다. 하지만, 붉은 장미는 수많은 가시를 지니고 있다. 의지만으로 뛰어들었다가 가시에 찔려 ‘아야!’ 하고 놀래보지 않은 외국인이 있을까? 중국은 매력적이지만 가시를 품은 붉은 장미다.

 

“순진한 백장미, 붉은 장미를 만나다”


외국인에게 중국은 매력적이지만, 중국을 모르는 흰 장미들이 너무 많다. 거의 모두가 시행착오에 시행착오를 거듭해 비싼 수업료를 물고 중국을 배운다. 중국에 온 지 1, 2년 차들이 가장 말이 많다. 중국은 이런 나라라고 일반론을 말하지만, 정작 중국에서 8년 되고 10년이 넘은 사람들은 잠잠하다. 할 말을 잊어서일까? 조심스러워서일까? 중국은 오래될수록 알 수 없는 나라다. 반만년의 역사를 가진 나라, 다양한 민족이 섞여 있는 나라, 100년이 안 되는 치열한 근대사 동안, 몇 번은 나라 전체가 발칵 뒤집혔던 나라다.
흰 장미들이 본국에서 주로 교육 받은 건, 해외 비즈니스를 할 때 합법적으로 리스크 관리를 잘 하라는 주문이다. 그렇게 안 하면 퇴출되거나 빼앗길 거라는 두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러한 사례가 적지 않다. 그래서 흰 장미들은 빤히 보이는 수대로 장기를 둔다. 중국인의 입장에서는 외국인들이 어디로 움직일지를 미리 알고 있다. 흰 장미들이 주로 장기판의 ‘졸’을 사용해 조금씩 움직이는 동안, 붉은 장미들은 차와 포를 이용해, 특별한 동선 없이 합법과 불법의 경계를 마구 넘나든다. 쌓아 놓은 군축미나 자본금도 10배는 차이가 난다. 이 게임은 이미 하나 마나다.

 

“불공정한 헝거(hunger) 게임”


그러잖아도 어리버리한 흰 장미들에게는 특별한 규칙이 또 있다. 중국 정부가 자국의 산업과 자국의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각종 규제와 법률이 족쇄가 된다. 일단 법인 설립 시부터 외국기업이냐 중국 기업이냐에 따라 10배까지도 자본금이 차이가 난다. 더 큰 자본금을 납입했는데, 할 수 있는 경영범위는 내자 기업에 비해 반 밖에 안 된다. 실제 돈 되는 장사는 모두 금지를 해놨다. 모든 것을 걸고 살아남기 위한 절박한 ‘헝거 게임(Hunger Game)’을 하고 있는데, 중국인과 외국인에게 적용되는 게임의 룰이 틀린 거다.
문화 관련 산업은 특히 감시를 많이 받고, 일부 산업에서는 지분의 제한을 받기도 하고, 이익금을 본국으로 이전해 가는 절차가 복잡하고 까다롭다. 이러한 법률을 피해, 중국인 명의를 빌리려는 유혹을 뿌리치기가 어렵다. 믿을만한 중국인을 찾는 게 구세주만큼 반가운 현실. 붉은 장미들은 흰 장미들이 구세주를 찾고 있다는 걸 잘 안다. 그래서 그걸 이용하기도 하고, 그래서 경제적인 혜택은 붉은 장미가 더 많이 가져가게 된다.

 

“카피라이트는 없지만 카피라이트 법은 있다”

저작권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는 나라. 그래서 중국에서는 카피라이트를 지키라고 강요 받지 않는다. 그게 중국만의 특수성이라 오해하기 쉽다. 그런데, 얼마 전 이를 뒤집는 사례가 이슈가 되었다. 중국의 한 기업인이 ‘iPAD’라는 상표권을 중국 본토에 등록했고, 애플의 아이패드 판매가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상표권 등록일도 불과 2년 전의 일이고, 아이패드가 중국으로 들어올 것을 미리 알고 그물을 친 일종의 사기였다. 하지만, 법원은 중국인 기업의 상표권을 인정했고, 결국 애플은 그에게 600억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는다. 남의 상표권 등록으로 자자손손 먹고 살수 있는 어마어마한 금액의 배상금을 보너스로 받게 되었다.
이를 두고 중국 내에서도 말이 많았다. ‘같은 중국인으로서 창피하다’ 부터 ‘그래도 법인데 애플이 제대로 상표를 등록하고 진출했어야 한다’까지. 흰 장미들에게 중국 법은 지켜야 할 기본 선이다. 실제 비즈니스 관행에서 벌어지는 편법과 불법 행위와 관계없이, 외국 기업은 중국의 로컬 룰을 지켜야 한다. 중국의 법은 객관적이고 평등하지만, 실제 판결에서는 자국민과 자국의 기업을 보호하는 쪽으로 판결이 난다. 설사 외국 기업이 승소하더라고, 그것을 강제하여 실행으로 이끄는 것을 보장하지 않는다. 따라서, 법은 붉은 장미 편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흰 장미는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여 관련 법을 준수하고, 적당하게 편법적인 행위를 하더라도 불법을 저질러서는 안 된다.

 

본 글은 2012.11 출간된 도서 <<나는 중국에서 자본주의를 만났다>>의 축약 연재 20부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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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상하이신 mbacareer.co.kr

중국식 자본주의 세계를 삼키다

 

| 중국인이 모이는 곳에 세계인이 몰려든다

2012 봄에 북경에서 규모의 모바일 컨퍼런스가 열렸다. 장성회라는 중국 모바일 CEO 클럽에서 주최하는 GMIC(Global Mobile Internet Conference)였다. 중국의 내로라하는 기업은 대부분 참여한 같았다. 외관은 한국의 코엑스와 비슷해서 ‘조금 큰가 보다’ 하고 들어갔는데, 입구에 자리 잡은 기업 전시관이 쇼를 방불케 했고, 컨퍼런스 장에 들어갔을 때는 놀라고 말았다.

큼지막한 대형 화면이 양쪽에 있었고, 웬만한 초대형 극장보다 서너 배는 공간에 사람들이 빽빽이 들어서 있었다. 입장료가 한화로 70 원이나 하는데, 어떻게 표를 샀는지 5000명이 들어왔다고 했다. 발표자가 차이나텔레콤, 텐센트 같은 굴지의 중국 IT기업 CEO였고, 미국에서 직접 날아온 발표자도 많았다. 앵그리버드, 말하는 고양이 , 플립보드, 후르츠 닌자 미국의 대표적 모바일 기업들이 직접 참석하고 있었다. VIP실은 앉을 좌석이 없이 붐볐고, 미국뿐만 아니라 유럽과 기타 아시아 절반 이상이 외국인으로 보였다. 중국이 움직이는 곳에 세계가 관심을 갖고 몰려드는 것이다.

 

| 구글도 애플도 인정한 중국방식

2010, 구글이 발끈했다. 중국정부가 금기하는 키워드를 삭제하라는 조치를 받았기 때문이다. 달라이라마는 물론이고 중국에서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든 단어를 삭제해야 했다. 민주주의를 기본 정신으로 하는 구글의 철학 때문에 그를 거부하다가 결국 홍콩으로 물러갔다. 이것이 중국에 구글의 실질적인 마지막이 줄은 아무도 몰랐다. 지금도 구글 서비스는 돌아간다. 하지만 사용 1 간격으로 자주 끊기고 장애가 난다. 느긋한 중국인도 정도면 구글 서비스를 사용할 없다. 덕에 로컬서비스인 바이두만 대박이 났다.

소심한 시위 끝에 구글은 결국 손을 들었다. 키워드도 삭제하고, 중국 미디어 서비스를 위한 라이센스 갱신을 신청했다. 중국정부는 도량 , 아무 없었다는 자격증 갱신을 해주었지만, 웬일인지 시장에서 구글의 점유율은 계속 내려가고 있다. 심지어 모바일 안드로이드 폰에서 구글 마켓을 찾을 수가 없다. 괘씸죄에 걸린 구글이 하는 모든 서비스는 이렇게 처절하게 보복당하고 있다.

콧대 높은 애플도 소심하긴 마찬가지다. 결제 달러로 화폐를 통일한다던 애플스토어가 중국에서는 위안화로 바꾸었다. 짝퉁 애플스토어 91.com으로 대표되는에 대해서도 속병만 앓고 대놓고 대응을 한다. 삼성에 치열하게 소송으로 대응하는 것과는 사뭇 다른 반응이다. 자신의 제품 디자인의 일부가 도용되었다고 삼성에는 1 원대의 소송을 벌이는 애플이, 중국에서는 자신의 마켓이 통째로 카피당했는데도 잠잠하다. 소심한 애플, 중국정부가 애플의 한쪽 귀퉁이를 베어 먹은 같다. 애플 로고처럼.

 

| 미국과 맞짱 뜨던 중국 친구

상해 복단대 영문 EMBA 마지막 수업은 미국에서 이뤄진다. 세인트루이스에 위치한 워싱턴대학교 강의실에서 있었던 일이다. 그날은 ‘협상’이라는 주제에 대해 실습수업이 있었고, 미국 현지 클래스와 상해 복단대 클래스에서 3명씩 선발되었다.

그중 친구가 평소에 친하게 지내던 친구였는데, 솔직히 영어가 나보다 별로였기에 걱정이 되었다. 그런데 웬걸, 막상 토론에 들어갔더니 자신감과 상대를 제압하는 기술이 장난이 아니었다.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심지어 소리까지 높여가며 똑똑한 미국인을 제압해버렸다. 그는 단상에서 내려온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미국 애들 쯤이야, 밟아줘야 하지 않겠어?

‘아, 이게 대륙의 기질이구나’ 싶었다. 영어 문법대로 말하려고 소심하게 말하는 한국인과 달리, 중국인들은 중국식 영어를 구사하더라도 정말 당당하다. 심지어 영어가 들려도 하는 중국 친구들이 한편으로는 무척 부러웠다.

 

| 적자라도 나스닥 가는 중국기업

한국에서 나스닥을 기업은 손으로 꼽는다. 아주 철저한 검증과 까다로운 과정을 거친 뒤에야 비로소 나스닥에 입성할 있다. 상장 요건이 매우 까다롭게 되어 있다.

그런데 나스닥에 중국 인터넷 기업들은 대부분 적자였다. 심지어 상장 아직까지도 적자인 기업이 많다. 엄청난 수의 회원과 트래픽을 자산으로 내세워 “미래에는 엄청난 수익을 거야”라고 목청 높이면, 외국인들은 “우와” 하고 감탄사를 내뱉는다. 이렇게 중국기업들은 나스닥에 입성했다. 적자 상태로, 그야말로 무혈입성이다.

그렇다고 사기는 아닌 것이, 그렇게 확보된 신규 자금을 가지고 활발한 마케팅과 제휴 활동을 통해 수익을 내기 시작한다. 수년 의미 있는 수익을 넘어서 기업의 최대 전성기를 누리게 된다. 나스닥 측은 손뼉을 치며 얘기한다.

“그것 봐라. 우리의 가치 측정이 옳았다.

그런데 최근 상황이 달라졌다. 나스닥 상장 기업의 회계 장부가 과다 계상되었음이 발견되고, 회원 데이터와 매출 데이터도 오류가 있음이 밝혀지면서 중국기업에 대한 디스카운트가 시작됐다. 이미 상장된 기업의 주가가 줄줄이 하락하고 있고, 특히 신규 상장을 앞둔 기업들의 공모가가 현저하게 낮아졌다. 때문에 상장을 아예 포기한 기업도 있다.

하지만 여전히 차이니즈 프리미엄은 글로벌 표준과 거리가 멀다. 이익이 없기에 기업 가치를 산정하는 어려움이 있고, 굳이 만들어낸 공식이 Price per sales’다. 이익을 기준으로 기업 가치를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판매 볼륨에 15~20배의 배수를 적용해서 기업 가치를 계산하기

이르렀다. 14억의 인구에게 하나씩만 팔아도’라는 긍정적 착각의 힘이 중국기업에만 통용되는 별도의 공식을 만든 것이다.

 

| 중국 진출, 옵션이 아닌 필수

포춘 500 기업 중에 중국에 진출하지 않았거나 중국과 관련이 없는 기업은 극소수일 것이다. 전에는 홍콩이나 싱가포르에 아시아 헤드쿼터를 두었지만 이젠 너도나도 대륙으로 몰려든다. 상해 또는 북경에 새로운 아지트를 만들고 있다. 심지어 본국에 있던 특정 본부의 호적을 파서 중국으로 이전하기도 한다.

한국의 좁은 시장 안에서 1% 뺏고 빼앗기는 경쟁을 벌이던 한국기업들은 크고 작고를 떠나 누구나 없이 중국 진출을 고민한다. 그러나 이렇게 진출한 기업들 실제로 수익을 내고 있는 회사는 10% 될까 말까다. 삼성이나 현대처럼 확실한 브랜드와 제품군을 가지고 회사들은 엄청난 규모의 수익을 내고 있지만 브랜딩부터 새로운 로컬서비스까지 모두 새로 고민해야 하는 대부분의 기업들은 고전을 면치 못한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실패하고 본국으로 돌아가지만 여전히 많은 기업들은 중국으로 몰려들고 있다. 심지어 쓴맛을 기업도 추억을 떠올리며 중국의 주요 도시를 기웃거린다. 그만큼 중국은 매력적인 나라다. 찾으면 잊기 어려운 마력을 지녔다. 이렇게 마력에 취한 기업들을 말려야 할까?

그렇지 않다. 중국 진출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14억의 소비 시장을 뒤로 하고 어디에 가서 물건을 제대로 팔겠는가? 5000 대한민국 국민 실제 구매력이 있는 2000 명이 하나씩 샀다고 치자. 하지만 상품이 닳기만을 기다리기엔 시간이 없다. 재고는 쉽게 소진되지 않는다. 중국의 내수 시장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면 대안은 많지 않아 보인다.

중국에서 성공할 확률이 10%라면 라스베이거스에서 배팅을 하는 것보다 확률이 훨씬 높다. 준비해서 내가 10% 안에 들어가면 그만인 것이다. 주변 사람들은 중국에 와서 모두 망했다고 하소연한다. 하지만 정말 성공한 10% 조용하다. 소리 없이 혼자 실실 웃고 있기 때문이다.

 

| 중국기업과 대학, 글로벌 랭킹을 점령하다

2012 7 발표된 포춘 500 기업 중국기업이 73(홍콩 기업 4 포함) 미국132개에 이어 당당히 2위에 올라섰다. 지는 일본이 68, 프랑스 32, 독일 32, 영국 26, 한국이 13, 대만이 6개다. 중국기업에 대만기업까지 합하면 79개에 이른다. Top10 중에는 중국 석유그룹SINOPEC GROUP 5, 중국 가스 CHINA NATIONAL PETROL EUM 6, 중국 전력 공사가 7위다. 미국을 대적한다는 G2 단지 시장 규모만을 앞세운 것이 아니라 중국 개별 기업의 약진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대학 순위에서도 중국의 발전이 눈에 띈다. 발표 기관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통은 미국의 대학이 의례 싹쓸이를 하곤 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중국 대학이 지속적으로 약진하고 있다. 교육 시스템이 좋지 못해 중국인들도 미국이나 유럽으로 유학을 많이 떠나고 있지만 중국의 대표적인 북경대, 청화대, 복단대, 특히 홍콩에 위치한 홍콩대, 홍콩과기대 등은 서울대나 연고대를 저만치 앞서가고 있다. 홍콩의 몇몇 대학을 빼고는 아직은 TOP 50 드는 대학이 많지 않지만 이미 TOP200 안으로는 모두 들어와 있다. 현재 중국 명문대의 강의실에는 외국인이 넘쳐나고 있다.

 

| 중국식 자본주의가 세계를 삼키다

중국으로 사람이 모이고, 중국으로 세계의 자본이 모이고 있다. 글로벌 스탠다드와 사뭇 다른 척박한 비즈니스 환경이지만 중국으로 모인 외국회사들은 ‘중국식’을 인정하며, ‘중국인이 하는 대로’ 따라 하기 시작했다. 로마에서 로마법을 따랐듯, 중국에서는 중국 방식을 따르고 있다. 따르지 않았을 중국이 어떻게 복수하는지 옆에서 지켜보았기에 더더욱 그러하다.

말도 되는 같은 외국기업에 대한 규제는 합리화된다. 인터넷 기업의 경우는 정치적인 이유로 모든 인터넷 서비스를 모니터링하기 위해 수백 명의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야 한다. 번의 실수로 서비스가 닫히거나 6개월 정지 처분을 받아도 감내해야 한다.

중국은 이렇게 말한다.

“싫으면 본국으로 돌아가라. 중국 방식이 맘에 들면 너희 나라로 돌아가 맘껏 글로벌스탠다드를 즐겨라.

이렇게 중국은 세계를 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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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상하이신 mbacare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