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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저널 기고] 네트웍이 꽌시를 만날 때 본문
네트웍이 꽌시를 만날 때
책상에 명함집과 명함박스를 뒤져보자. 정말 기억에 또렷한 비즈니스 파트너들이 있지만, 대부분은 누구더라 잠시 머뭇거리게 하는 사람들이지 않은가? 네트웍이 명함집의 두께로 판가름될 수 있다면 얼마나 명쾌하겠는가? 하지만 가끔은 네트웍의 힘은 명함의 수와 반비례하기도 한다.
중국에 와서 처음 듣게 되는 얘기가 중국에서는 꽌시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공산당이나 정부쪽 사람을 알고 있으면 은근히 어깨에 힘이 들어가게 된다. 사업이 잘 될수록 이러한 사람을 만날 기회가 많아지게 된다. 또한 업종에 관계없이 사업이 본 괘도에 오를수록 중국은 정말 꽌시가 중요한 사회임을 알게 된다.
꽌시를 만들기 위해 잘나가는 중국인들이, 그리고 잘나가는 중국인을 만나려는 외국인들이 모이는 곳이 MBA가 아닐까 싶다. 그렇다고 만나자마자 명함 주고받고 모두가 내 네트웍이 되는 건 아니다. 여기에 네트웍과 꽌시의 차이가 있다. 즉, 네트웍은 명함으로 연결된 약한 고리라면 꽌시는 믿음과 정을 나눈 진정한 친구라고 정의할 수 있겠다.
나는 MBA시절에 우리반의 CEO(Chief Entertainment Officer)였다. 골프 모임이나 각종 모임을 어랜지하고 서먹한 분위기를 깨는 역할을 많이 했다. 의도적이라기 보다는 그러한 역할을 통해 스스로 행복해 했었고, 중국인들에게 더 한 발짝 다가가는 노력을 한 거 같다. 한번은 13명의 친구들을 데리고 제주-서울을 여행한 적이 있는데 여행을 다녀와서 우리의 꽌시는 더욱 공고해졌다.
하지만 모든 인간 관계가 그러하겠지만, 중국에서의 꽌시는 더더욱 언제든 변할 수 있는 관계이다. 각별했던 중국인 친구가 중국내 유명 인사가 되고, 너무 바쁜 나머지 본의 아니게 점점 멀어진 적이 있다. 한 사업가가 가족 같았던 중국인 동업자에게 십 여년만에 모든걸 빼앗긴 사례도 들은 적이 있다.
내 나름대로 내린 꽌시의 정의는, “내가 필요로 하는 네트웍이 아니라, 나를 필요로 하는 네트웍”이다. 즉, 내가 남에게 줄 것이 있어야 내 네트웍이 유지가 된다는 말이다. 그래서 나 스스로 주변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줄 수 있는 사람이고자 노력한다. 이해관계를 초월해서 남에게 베풀면서 행복함을 느낄 수 있다면 더욱 더 많은 것들이 되돌아올 거라 믿는다.
오늘 회식이 있는가? 중요한 사람들과 곧 만날 예정인가? 멋지게 한번 쏘아 주시는 건 어떨까? 더치 페이에 익숙한 중국인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주는 것도 좋을 일이다. 따뜻한 배려, 말 한마디가 그들과의 정말 소중한 관계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거다. 네트웍을 진정한 꽌시로 만들어 주는 비결은 ‘희생’과 ‘배려’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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