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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텐츠와 저작권 - 위자드웍스와 한겨레의 논쟁을 보며

eliotshin 2008. 1. 16. 13:21

   RSS를 둘러싼 위자드웍스와 한겨레(온신협 포함)측의 논쟁을 보니 한번쯤은 짚고 넘어가야할 사안이 터졌다는 생각이 든다. 원론적으로야 양쪽 모두의 입장에 동의하면서도 다소 권위적인 접근을 하고 있는 언론사측의 태도에 대해서는 그다지 달갑지가 않다.

   결론적으로 RSS는 저작권자가 공개의 범위를 정할 수 있고 그 정보의 재유통에 대해서는 책임을 물을수 없다고 본다. 즉 정보의 재가공이나 변형에는 엄격한 저작권법에 대한 책임이 있겠지만 재유통에 대해서는 RSS란 명칭에 이미 표시된 SYNDICATION이라는 의미를 간과한것이 아닐까 싶다. 과거 언론사의 기사를 포털이나 1차 사이트가 계약을 통해 독자에게 전달을 하였을때, 일부 군소 사이트들이 무단으로 이 기사들을 재유통한 적이 있었다. 이것은 명백한 저작권 위반이이다. 왜냐하면 저작권자인 언론사가 1차 계약대상 사이트와 기사 제공에 동의한 것이지 재유통에 동의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RSS 경우는 매우 다르다. 즉 언론사가 이미 RSS 정보를 공개했다는 것은 정보의 유통에 동의했다는 것이고 그 형태가 위자드웍스 방식의 위젯이든 가젯이든 리더기이든 그것은 상당히 부차적인 문제라는 것이다. 가령 hanrss 리더기를 통해 네이버의 인기기사("가장 많이본 뉴스")는 구독이 가능하지만 다음의 인기기사는 구독이 불가능하다. 네이버는 인기기사 모음에 대한 rss를 발행하기 때문이고 다음은 그것을 허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가 만약 기사 전문 공개를 했다면 그것은 저작권자인 각 신문사들과의 사전 협의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저작권자가 네이버측에 기사 전문 공개를 약속했을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네이버는 제목과 몇 줄 기사만을 공개하고 전문을 보고 싶으면 네이버 뉴스를 방문하게 하고 있다.

   글이 정확하게 논지를 전달했을까 노파심에 간단하게 정리를 하자면,

   case1) 한겨레 rss 공개 => 각종 매체를 통한 구독은 적법 (한겨레가 기사 오픈에 이미 동의했기 때문)
   case 2) 한겨레 기사 => 네이버에 계약으로 제공 => 네이버의 인기기사 rss (전문공개시 한겨레와 동의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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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정보 생산자들은 RSS를 오픈하는가? 네이버는 왜 인기기사에 대한 RSS를 오픈했을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정보의 일부 공개를 통해 더 많은 유저들이 네이버 뉴스를 방문하기 원하는 것이다. 한겨레도 마찬가지일 거다. 한겨레가 생산의 양질의 기사를 더 많은 독자가 구독하게 하기 위해서는 RSS 오픈이 필요했을것이고 위자드웍스형태건 hanrss 형태건 독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통한 유통이 불가피하다. 이러한 컨텐츠의 재유통에 대해 불쾌하다면 rss 발행을 금지하면 된다. 혹은 정보 공개를 최소한으로 제한하면 그만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양질의 기사를 생산해내는 언론사들에게 사심없는 조언을 드리고 싶다. 이제 정보의 생산에 집착하지 마시고 그것의 저작권 사수에 연연하지 마시고 보다 적극적인 정보 유통을 통해 브랜딩을 강화하시라고 말이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CBS의 '노컷뉴스'다. 아니면 독자적인 정보유통 플랫폼을 만드시는건 어떨까 싶다. 언론사는 이제껏 누렸던 과거의 권위와 권력을 보장받지 못할 것이다. 방송과 통신이 융합되었고 컨텐츠는 질적인 차이일뿐 홍수같이 터져나오고 있다. 일반인이 만들어낸 컨텐츠는 질이 낮으니 대충 유통이 되어도 되고 언론사의 컨텐츠는 정말 대접받으며 유통이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컨텐츠의 가치에 대한 판단은 각종 유통 채널을 통해 구독을 하게 되는 최종 소비자가 판단하게 된다. 과거 신문을 구독하고 가판대에서 구매해서 기사를 접했다면 그리고 그 기사의 영향력이 절대적이었다면, 이제는 최종 소비자가 채널을 선택하고 (신문/rss리더/포털/IPTV 등등등) 소비자가 그 컨텐츠에 대한 가치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더 많은 소비자가 선택한 컨텐츠는 재유통될 것이고 아무도 보지 않는 컨텐츠는 사장될 것이다.

   세상이 변하고 유통도 혁신적으로 변하고 있다. 스스로 변하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 자본주의안에서 그 어떤 상품도 특별한 지위를 보장받지 못한다. 소비자의 선택만이 남아있을 뿐. 컨텐츠 생산자와 유통채널 그리고 소비자의 선택, WEB2.0 시대는 이들 프로세스를 더욱더 교묘하고 복잡하게 만들지만 또한 컨텐츠 생산자에게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할 것이라 확신한다. 한류 드라마를 통해 가장 큰 돈을 버는 것이 물론 한류 스타겠지만 또 한부류 가장 각광받는 직업이 탄생했다. 바로 '방송 작가'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드라마라는 컨텐츠를 생산해낸 원조가 바로 방송작가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수십억대 연봉은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사회적으로 인정이 되어버렸다. 만약 그들이 방송 컨텐츠의 저작권 사수에만 집착했다면 중국에서 동남아에서 한류는 없었고 작가의 고액 연봉도 없었을 것이다. 작은 것을 버리고 큰 것을 취하는 것이 비즈니스가 아닐까 싶다. 이제 언론사들의 비즈니스 마인드가 필요한 시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