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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이야기

중국에서 산다는 건...사랑과 배려

eliotshin 2011. 9. 6. 11:43

남자들이 군대 얘기를 할 때,
6개월 방위가 가장 할 말이 많고, 상상력도 풍부하고,
고생을 많이 한 현역은 군대를 떠올리기 싫어, 말을 안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심지어, 가장 악몽이 다시 군대로 끌려가는 꿈이라고...

중국에 관한 얘기도 약간 비슷한거 같습니다.
처음 1년동안 느끼는게 가장 많았고, 가장 확신도 있었는데,
3년차에 접어들면서 조금 중국을 이해하게 되었고,
5년차에는 중국에 질려버려서 한국행을 결심하게 되었고,
다시 1년만에 돌아와 6년차를 살고 있는 지금...아직도 중국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거 같습니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점점 줄어드는거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분명한 건, 중국에서 살면서 중국을, 중국인을 사랑하지 못한다면 떠나는게 낫다는 것이지요.
그것이 애증이건 관심이건, 특히 중국이라는 나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중국인을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사람으로 본다면 더 쉬워지는거 같습니다.

돈이 넘치지만 빈부차이가 커서, 모든 사람들이 풍유로운 삶을 살고 있진 못한 곳,
G2 시대의 주역으로 머지않아 미국을 넘어설 나라
자존심을 건드리면 톡 터져버릴만큼 자긍심이 강한 사람들
자기 이익에 몰입하다보니 이기주의의 극치를 보여주는 사람들
등등...
이렇게 일면을 비춰보면 자칫 중국이라는 나라를 일반화하기 쉽기에 더욱 조심스러워지죠.
사실 중국은 한 나라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2시간만 달려도 언어가 틀려지는 지방자치의 나라가 중국이죠.

지난주 일요일에 안후이성(황산으로 유명하죠)에 있는 작은 중국 마을을 방문했습니다.
정확하게는 중국인 농촌 교회를 갔습니다.
도착하자마자 환대를 해주면서, 따로 밥상을 차려놓았는데, 그 분들도 평소에 즐기지 못할 다양한 종류의 반찬이 올라와 있었죠. 호수가에 자리잡은 마을인데, 호수에서 약간 냄새가 나더군요. 그 물로 설겆이도 하는거 같았습니다.
솔직히 비위가 좋질 못해서 가식적으로 맛있다고 했던거 같아요. 옥수수는 정말 맛있더군요.
2시간 가량의 예배동안, 콘크리트만 있는 건물에서 엉덩이 하나 붙이기 어려운 좁은 나무 의자에 앉아,
무언가를 절절히 기도하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자니, 한없이 내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내가 믿는 신이 그 곳에는 확실히 있다는걸 느꼈습니다.

신은 가난하고 소외받은 사람들을 위해 왔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그 가난하고 소외 받은 사람들을 위해 살겠다고 대학시절 '이론으로' 무장했던 기억...이젠 나 살기 바쁜 비즈니스맨이 되었고, 어쩜 매일매일의 일상에서 그 가난하고 보잘것 없는 사람들을 무시하면서 살았던거 같습니다.
가난하기에 교육받지 못했고, 그러기에 무식하고 예의없는 사람들을 향해 경멸의 눈빛을 보내었던 나를 반성하게 됩니다. 중국을 사랑한다는건, 거창한게 아니라, 바로 내 주위에 있는 작고 보잘것 없는 사람을 향한 따뜻한 말 한마디라는 생각이 듭니다. 중국을 이해한다는건, 후진타오 주석의 정책과 잘 나가는 중국의 지평을 이해하는것만이 아니라, 중국인 개개인의 아픔과 필요를 이해하는것이라는 생각이...

삶으로 그러한 사랑을 실천하고 이 땅 중국에서 살아가시는 많은 선교사들이 있습니다. 종교를 떠나, 진심으로 중국인들을 끌어 안을 수 있는 그 분들의 인격에 경의를 표하게 됩니다. 
과거 전쟁과 분단의 아픔, 그 이전의 일제 강점기로부터 피폐해진 대한민국에 신의 사랑을 가져왔던 많은 서양 선교사들이 있었습니다. 정치적으로는 선교를 앞세워 대한민국을 침략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그 선교사 개인들은 정말 대한민국 국민들을 품에 안았던거 같습니다. 자신의 목숨을 흔쾌히 내놓았으니까요...

비즈니스를 위해, 성공을 위해 오늘도 달려갑니다. 내 직원들을 채찍질하고 내 자신을 다그칩니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음을 상기합니다.
내 직원과 내 주변의 중국인들을 좀 더 이해하고 배려해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