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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 & Wisdom

국내에 트위터 방식의 커뮤니케이션이 맞지 않는 이유

eliotshin 2009. 9. 4. 13:44
한참 트위터가 유행이고 많은 오피니언 리더 분들이 열렬히 사용하시는 이 때에 굳이 재뿌리는 얘기갔지만,
일반인의 입장에서 보면 트위터가 한국 문화가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

첫째, 트위터는 공론장 (여론이 취합되고 소비되는 장)에서의 자유로운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을 특징으로 하는데, 한국에서는 이러한 역할을 아고라나 디씨인사이드 같은 bbs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즉, 트윗 방식으로 딱딱한 이야기를 나누는데 익숙해져 있지 않고, 게시판에서 정리된 형태의 논쟁을 원한다.

둘째, 140자 이내의 커뮤니케이션은 SMS나 LMS(Long Mesage Service)가 가지는 똑같은 한계를 지니고 있다. 깊이있는 논의보다는 공지, 알람, 감정의 표현 등에 국한될 수밖에 없는 짧은 단문 위주의 커뮤니케이션에 한국 사람들은 익숙치 않다. 언어의 구조에 있어서도 미국인들은 주로 두괄식의 get to the point (논지에 바로 집중하는) 문화지만, 한국인들이나 중국인들은 주저리주저리 말을 하고 마지막에 결론을 낸다.

셋째, 트위터는 엘리트 커뮤니케이션 속성이 있다. opinion leader들의 자기 PR, 여론에의 영향력, 스타들의 팬관리에는 더도없이 유용한 툴이지만, 적극적인 의견개진이나 진정한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에는 한계가 있다. 특히 follower들을 많이 가지고 있지 못한 일반 유저들은 트윗을 했다가 아무 반응이 없을때의 썰렁함이 상처가 될지도 모른다. 물론 bbs에서도 조회수가 적을때의 심경과 비할만 하지만, bbs에서는 그 차이가 비교적 적다.

넷째, 트윗은 공론에서의 오픈 커뮤니케이션을 지향하지만, 한국인들은 CUG(Closed User Group, 즉 카페) 방식의 끼리끼리 커뮤니케이션을 선호한다. 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여행동호회, 지식동호회, 대학동문회, 고교동문회 등등 가지각색의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커뮤니케이션을 즐긴다. 날 모르는 사람에게 수다를 떤다는 것은, 잠실운동장의 메인 스테이지에 올라가서 한마디씩 해봐라는 얘기와 같다. 즉 매우 낯설고 수줍어 한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트윗의 커뮤니케이션 주체는 늘 오피니언 리더들이다. 한국인들에게는 카페 방식의 커뮤니케이션이 맞는 문화인거 같다.

마지막으로, 토종 트위터를 표방하는 미투데이는 어떤가? 방식은 트윗인데 트윗만큼 진지하지도 영향력이 있지도 못한거 같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아무래도 신변잡기, 엔터테인먼트, 맛집 등 주제에 머물러서일까? 아직까지는 정체성이나 포지셔닝이 모호한거 같다.

요즘 트위터와 미투데이에 대한 넘쳐나는 긍정적인 측면외에 객관적인 조명은 아쉬운거 같아 트위터의 그림자를 주로 언급해 봤다. 트윗에 열광하신 분들께서는 화내시지말고 그냥 이런 의견도 있다는 점, 그러한 의견은 주관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한국에서 트위터 이용자가 빠른 속도로 늘지 못하는 점에 근거한다는 것을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

그렇다면 대안은?
트위터의 긍정적인 측면이 정보교류, 실시간 여론 형성 그리고 매우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이라면, 한국에서 발전된 카페와 아고라 문화가 모바일과 어우러지는 어떤 서비스를 상상해 볼수 있다. 아직은 추상적인 이야기지만 곧 가시화된 서비스가 나올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