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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임금시장에서도 한국을 넘어서다! 역전의 흐름은 이제 시간문제? 본문

중국 이야기

중국, 임금시장에서도 한국을 넘어서다! 역전의 흐름은 이제 시간문제?

eliotshin 2010. 8. 2. 13:58

역전된 임금, 역전될 시장

최근 트위터를 통해 말씀드렸듯, 시너어 레벨(중간관리자) 이상의 중국인 임금이 한국인의 임금 수준을 넘어서기 시작했습니다. MBA를 한 엘리트들만 그렇다고 치부할수 없는것이, 곧 전반적인 산업으로 확대되리라 예상합니다. 특히 중국인의 급여를 계산할때는 급여*1.4를 하여야 합니다. 40%는 4대보험 명목의 비용입니다. (다소 고용주 마인드)
물론 한국인에게도 회사에서 지불하는 보험 및 복리후생이 있습니다만, 자본주의적 사회주의를 지향하는 중국의 경우 이 부분이 상당히 크고, 실업이나 퇴직후 이 자금을 돌려받게 됩니다.

그렇다면, 급여가 도대체 얼마나 올랐을까?
제가 2004년에서 2009년 6월까지 주재하다가 한국으로 돌아왔는데, 2008년 말부터 임금이 다소 요동치기 시작했던걸로 기억합니다. 저와 일했던 중국인 시니어 개발자의 경우 제가 월 8000위앤 (*180=약 15만원)을 주고 있었습니다. 7년정도의 경력이고 30살 정도였지요. 그런데 당시 이 친구가 이직을 하면서 바로 13000위앤으로 점프하더군요. 비슷한 현상이 다른 기획자, 개발자 사이에서도 있었습니다.

다시 중국을 나가게되어 퇴근의 인력시장을 보니, 1년전과는 또다른 도약이 있었습니다.
복단대 영문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영어와 일어에도 능통한 3년 정도 경력의 여자애가 1만5천위앤을 받고 있었고, 상해 명문대 MBA를 졸업한 30세 여자의 경우 연봉 기준 50만위앤(9천만원)을 받고 있답니다. 직급이 더 높은 남자 디렉터의 경우는 1억5천에서 2억까지도 가능한거 같습니다. 물론 이 수치는 IT 및 다국적 기업에 준하는 수준입니다.
중국 대학생이 막 졸업을 하고 받게 되는 연봉 수준은 월 3천위앤에서 5천위앤 정도입니다. 학교와 산업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3천위앤에서 시작한 엘리트의 경우, 월 6만위앤으로 약 20배의 점프가 가능하단 얘깁니다. 물론 10년 이내에요...필요한 것은 능통한 영어실력과 MBA 정도의 데코레이션?

거품인가 정당한 가치의 반영인가

많은 분들이 거품이라고 결론을 내리고 싶어하실 겁니다. 저역시 심정적으로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냉철하게 돌아보면 거품이 아닐수도 있습니다.
과거 대만이 우리나라보다 잘 살았던 사실을 아시는지요? 20년이 지난 지금, 대만은 우리나라 경제에 밀리게 됩니다. 심지어 대만인들이 한국으로 조금이라도 더 많은 급여를 받고자 해외취업을 하게 됩니다. (이 정보는 친한 대만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얻은 내용임) 대만인의 정서에서는 다소 어이없는 상황이 된 것이지요. 국교를 일방적으로 단절하더니 이젠 자신들보다 더 잘 나가는 한국을 보면 어떤 느낌을 받았을까요?
이제 다시 대만이 용트림을 하고 있습니다. 국가 전체가 중소기업 기반으로 한국보다 오히려 건강한 경제 구조를 가진 대만이 세계 경제에서는 뚜렷한 브랜드의 부재로 고전을 해 왔는데, 이제 친중국 정권이 들어서고, 중국-대만 직항이 개설되고 양국간(중국 시각에서는 대만성과의) 경제 협력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기업의 순위도 국가의 순위도 그저 잠정적일 뿐이죠.

다시 원주제로 돌아와, 중국과 한국의 GDP를 생각하면 1인당 GDP는 아직도 10배 가까이 차이가 나니, 당연히 한국인의 임금이 높아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에서 평균(관련기사 참조)은 의미가 없습니다. 그 구간이 너무 많이 벌어져있고, 빈부차이가 약 100배에 이르는 나라이기 때문입니다. 13억을 10배 정도내의 구간으로 관리한다는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지요. 더군다나 거의 완전자본주의 경쟁 체제이기 때문의 국가의 조정은 한계가 있습니다.
즉, 잘나가고 수요가 많은 고급 인력들은 몸값이 천정부지로 솟습니다. 자본주의의 가장 간단한 경제원리, 수요공급의 법칙으로부터 비롯됩니다. 과거 한국에서 해외 MBA들이 좋은 몸값으로 각광을 받던 시기가 있었듯, 중국이 바로 그러한 시기인거 같습니다.

제가 만나서 함께 일해왔던 중국인의 일하는 퀄리티를 논한다면,
1만위앤 미만의 인력은 창의성이 조금 부족합니다. 하지만 지시한 사항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잘 마무리 합니다. 단, 그 지시가 매우 디테일해야합니다. 아주 구체적인 지시가 없이는 잘못된 지시를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완전히 이해가 되기까지는 움직이지 않는 성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전반적인 교육 시스템에 기인한다 사려됩니다.
엘리트(명문대를 나와 해외에서 학위를 취득하고 돌아와 산업을 리딩하는 인력들) 레벨의 경우, 솔직히 제가 그들보다 더 나은지 자신이 없습니다. 저는 주관적으로 좀 더 낫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정말 똑똑한 애들을 많이 봐왔고, 그들이 중국 사회에서 어떻게 도약하는지를 옆에서 지켜봤기에 갈수록 스스로 소심해져가는게 사실입니다.

최근 저와 비즈니스를 함께 하기로 했던 친한 중국인이 있었습니다. 인연은 약 4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가고, CEIBS라는 중국내 최고의 MBA(글로벌 랭킹의 시각에서, 북경대/청화대/복단대 등 로컬 명문 프로그램도 좋습니다)를 나온 친구죠. 성향은 한국인처럼 성격도 급하고, 의리도 있고, 매우 진취적입니다.
얼마의 보상이 적정한가를 논하던중, 월 1만불을 부르더군요. 순간 잘못들은줄 알았습니다. 그의 말로는, 제가 2만불 정도는 받는줄 알았답니다. 한국의 급여수준이 그렇게 형편없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기죽어서 중국가서 예전처럼 가슴피고 다닐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이러한 중국 엘리트들을 고용하는 회사는 대부분 글로벌 기업들입니다. 특히 미국계, 유럽계 기업들이 이들의 인플레이션을 조장했다고 볼 수 있죠. 하지만 중국 엘리트들의 불만은 따로 있습니다. 1억 정도의 급여도 동일한 일을 하는 미국인의 수준인 2억에 비해 아직도 50% 부족하다고 불평합니다.
제가 해준 말은, 국가의 GDP와 PPP(구매력)를 고려했을때 정당한거 아니냐는 거였죠. 암튼 그래서 이 친구를 모시기 어렵게 됐습니다. 잠이 안오더군요...쩝. 그래도 여전히 프리랜서로서 저를 잘 도와주고 있습니다. 투덜대는게 많아서 조금 피곤하지만.

중국에서는 아직도 실업 문제가 화두입니다. 명문대를 나와서도 제대로 자리잡지 못한 애들이 종종 있습니다. 중상위권 대학으로 눈을 돌리면 인력 POOL은 더 커집니다. 영어도 잘 합니다. 바로 이러한 신입이 타겟 직원이 되면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처음부터 백지상태에서 잘 키워주는거죠...

시장의 역전,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미 GDP규모에서의 역전은 오래전 일이고, 외환보유고, 자원보유고 등 어떠한 지표를 보더라도 중국은 이미 우리를 추월했습니다. G2는 단순히 중국 경제의 미래가치로 포지셔닝된 말은 아닌 것이지요.
이제 새로운 추월은 다른 곳에서 속속 가속화될 것입니다.
자산시장의 역전, 쉬운 얘기로 아파트 평당 가격도 중국 상해가 서울보다 낮을 이유가 별로 없어 보입니다.
현재는 대충 계산했을때, 한국이 서울 평균 평당 2천정도라고 보면 중국이 약 1천5백이니 아직 5백정도의 갭이 있지만, 곧 역전되지 않겠습니까? 물론 거품이지만요...

가치와 가격은 끊임없이 미끄러진다는 레닌의 말처럼, 상품이나 한 사람의 가치를 가격으로 매기는대는 늘 공정성과 객관성의 문제가 제기됩니다. 하지만 비록 지금의 가격이 실제보다 많이 높아도, 긴 시간으로 보면 가격은 가치에 좀 더 근접하게 수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시말하면, 내가 연봉이 5천인데 스스로 1억이라고 우길 수 있습니다. 시장에서의 반응이 싸늘할 수도 있고, 스펙이 특이해서 1억 아니면 구하기 어려워 그대로 인정을 받을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3년정도 지난 즈음 이 사람의 가치와 가격은 1억으로 수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사람이 맡을 포지션과 일의 퀄리티, 그 사람이 만나는 사람들이 이 사람의 가치를 발전시킬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의 중국인들은 단기적으로는 거품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거품이 아닐 수 있습니다. 시장이 크고, 그 시장에서 받는 보상수준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낸다면 당연히 거품이 아니지요.

또 어떤 시장에서 역전이 일어날까요? 관광시장인거 같습니다.
지금은 우리가 도깨비 주말여행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중국 패키지 여행을 다닙니다만, 오히려 한국으로 이러한 여행을 할 젊은이가 넘쳐날 시기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중국인의 불법 취업을 우려해 비자 발급에도 제한을 두었고, 중국인들이 한국으로 관광을 오고 싶어도 어려웠습니다. 최근 정부에서 비자를 완화하겠다는 취지역시 이러한 흐름에 기인합니다.
연봉이 역전되는 마당에 한국으로 와서 취업을 할 인력이 얼마나 많겠습니까? 한국 관광을 생각하는 중국인이라면 적어도 중산층인데, 그중산층이 한국에 잠입해 일일 노동자를 하려는 시도는...글쎄요. 상당히 비현실적인 가정인거 같습니다.

도처에서 중국, 중국인이 설치는 모습을 보면 많은 한국인들이 묘한 허탈금이 들지도 모르겠습니다. 과거 대만인이 우리에게 느꼈던 상실감처럼 말이죠. 하지만, 그것이 엄연한 현실이고, 전병서 교수님('금융대국 중국의 탄생'의 저자)의 말처럼 우리가 중국보다 잘 살았던게 역사적으로 수십년에 지나지 않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다행히 한국이 중국에게 일방적으로 빼았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일본으로부터 고부가가치 사업을 뺐어오고 있습니다. 소니, 도요타의 추락이 삼성, 현대의 반격으로 이어지고 있는게 현재인거 같습니다.

경쟁은 지금부터, 시장을 넘나들라

역전될 시장. 그렇다면 우리는 한국 시장을 버리고 중국으로 탈출해야 할까요? 그것보다는 자본주의에서 '국가'가 무의미함을 하루라도 속히 깨우치는게 중요할 거 같습니다. 다시말해, 한국시장에서 일하는 인력, 중국시장에서 일하는 인력이 아니라 그냥 '시장에서 필요한 인력'이 되는게 경쟁력입니다.
한국 시장에서도 통하고 중국시장에서도 통하고 미국 시장에서도 통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녀)가 바로 글로벌 인재일 것입니다. 모든 시장에서 가치를 입증할 수 있는 사람이 되려면, 언어 스킬은 기본일 것이고, 다양한 문화에 대한 이해와 해박한 전공분야에 대한 지식, 실시간 정보를 자신의 기획에 끌어들여 미래를 예측할 상품(서비스)을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죠. 말이 쉽지 대단히 이상적인 서술이지요? 그래도 우리는 끊임없이 그러한 방향성을 추구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후배들이 국제 경쟁에서 밀릴 수 있습니다. 국가의 미래가 없을 수 있습니다.
13억의 시장이 열리고 있습니다. 시장은 역전되지만, 더 큰 가치를 중국에서 만들어내서 한국으로 가져오면 한국의 가치또한 함께 올라갈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중국과 더불어 묻어가자는 전략이지요.

중국으로 다시 넘어가는 저로서는 스스로 이러한 다짐을 해봅니다. 내 스스로 중국 시장에서 통하는 사람이 되자. 중국내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는 사람이 되자. 온유와 겸손으로 섬기자는 다짐을 한국인에게만이 아니라 중국인과 중국 시장에서도 실천하자고...더이상 중국인과 한국인의 구분은 무의미한거 같습니다. 다만 그 사람이 어떠한 사람이고, 어떤 가치를 지닌 사람인가를 보는 것이 가장 정당한 평가이리라 생각됩니다.

상하이신
(이 주제를 다루면서 객관적인 도표와 데이타를 삽입하려 했지만 바쁘고 게으른 관계로 생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