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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이야기

우리 중국 직원들...

eliotshin 2007. 8. 15. 11:52
   우리 중국 직원들은 참 성실하다. 표본이 많지 않아서 비교하기 모하지만 품성이 참 좋은거 같다. 나는 우리 직원들한테 잘해주려고 노력을 하고 있고, 그것이 내 리더십의 출발이라고 생각을 한다. 일반적으로 중국 직장인들이 외국계 기업을 선호하는데,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보수이다. 또한 경력에도 많은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해마다 중국 언론에서 외국기업 선호도를 발표하는데, 내 기억이 맞다면 '미국-유럽-일본/한국-중국' 모 이런 순이었던거 같다. 내 중국 친구들은 거의가 미국 또는 유럽 회사에 다닌다. 그들의 급여를 살짝 들여다보니 왠만한 한국 사람과 같다. 물론 그들은 기업에서 director 레벨이라서 그렇다. 하지만 그들은 그들의 급여가 미국인, 유럽인과 차등받는걸 기분나빠한다.

   일반 직원들은 어떨까? 내가 알기론 좋은 대학을 갓 졸업한 신입의 초임은 월 2000위앤에서 2500위앤이다. 사실 상해같은 곳에서 방값내고 교통비빼고 식사비 빼면 남는게 없을거다. 우리 직원들은 이보다는 훨씬 마니 주고, 또 마니 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늘 물가 걱정이다. 집값이 얼마가 올랐고 방비가 얼마가 올랐고, 교통비는 얼마가 됐고...이런 것들이 회사 인트라넷(내부용 게시판)에 올라온다. 한편으론 안쓰럽지만 어쩌겠는가...나도 힘든데(^^)

   모 직장생활이 돈이 다라면 우울할수도 있겠지만, 난 그렇지 않다고 본다. 돈보다 중요한 것이 사람 아니겠는가. 모든 사업이 끝나고 모든 일이 종결이 되어도 남는건 결국 사람이다. 좋은 사람, 나쁜 사람, 잊혀질 사람, 오래 남을 사람... 나 역시 돌이켜보면 때로는 좋은 리더였고 때로는 좋지 않은 관계를 가졌던 부하직원도 있었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인복이 있어서 아직까지 연락하고 지내는 후배들이 많다. 가끔 한국가서 그들을 만나면 삶의 활기가 생긴다. 나랑 같이 일했던 그때가 가장 좋았다는 말이 빈말이더라도 나에게는 최고로 듣기 좋은 말이다. '상도'에서 그러지 않았는가 '장사는 이윤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거라고'

   난 우리 직원들에게 뭘 어떻게 잘 해줘야할지 몰라, 조그만 정성을 표시하는걸 일단 하고 있다. 개개인의 생일이 내 달력에 적혀있고, 생일이 되면 회의시간에 내가 직접 쓴 편지와 약간의 상품권을 넣어서 준다. 그리고 그날 점심은 가급적 많은 동료들이 함께 먹어준다... 우리 중국 직원들이 감동하는건 상품권도 점심도 아니고 친필로 쓴 편지라고 한다. 비록 악필이지만 그들을 인정해주고 신뢰해 주는 문귀가 좋은 느낌을 전달하는거 같다.

   내가 아는 모 한국 회사의 대표는 한술 더 떠서 직원들에게는 호통을 치고, 대신 직원의 가족들을 직접 챙긴다. 직원의 어머니, 아버지, 와이프의 생일 등등 경조사를 직접 챙긴다. 직접 과일 바구니를 들고 병원을 가고 집을 찾아가고, 선물을 건네준다고 한다. 측근의 경우는 비싼 가방이나 모 이런걸로 꼬신다고. 그러면 감동받은 가족들이 평소에 채찍질을 받아가며 힘겨워하는 직원들에게 '절대 직장 옮기지 마라'고 한단다. 이렇게 가족 챙기는 라오반(사장)이 세상에 어딨냐고. 힘들어도 좀만 참으라고...ㅎㅎㅎ 이거 코미디 아닌가?

   중국사람은 어떻느니 한국 사람은 어떻느니 이런 일반화는 별 효용이 없다. 다 사람 나름이다가 정답인거 같다. 내가 중용하는 중국 직원은 한국 직원만큼 일을 잘한다. 이전에 그가 그렇게 일을 했을까? 그렇지 않다. 이전에 한국 직원 밑에서 일을 할때는 그저 수동적이었다고 스스로 말한다. 왜냐면 중요한 결정은 한국인이 결정을 하고 자신들은 그저 수행하는 조직이라고 느낀 것이다. 하지만 이젠 많은 권한을 그에게 부여했다. 리더십 스킬도 가르쳐 주었다. 그리고 한마디..."나 너 믿어"...정말 나는 그를 믿는다. 아니 정확히는 그에게 많이 의지한다. 내가 중국시장에 대해 얼마나 많이 알겠는가? 우리는 서로 대화를 많이 하진 않지만 이젠 서로 원하는 것을 금방 알아 차릴수 있다. 나에게는 이런 직원들이 많이 필요하다.

   내가 중국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왜 이런 회의가 들지 않겠는가? 혹자는 한국에서 꼬딱지 만한 돈주고 사업하라는데 계란으로 바위 치라는거 아니냐고 한다. 맞다...난 지금 계란으로 바위치고 있다. 힘들때도 있고 행복할 때도 있고...어쨌든 나를 지탱하고 비즈니스를 이어갈 수 있는 힘은 본사의 자금도 아니고 막연한 환상도 아니고, 가장 가까이 있는 내 중국 직원들이다. 그들이 오늘도 달린다...나도 그냥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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