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Investy Global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2 본문
천사에게서 옷이 벗겨지면서 빛이 온몸을 감싸 제대로 쳐다볼 수가 없었다. 천사의 목소리는 점점 커져서 그의 입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하늘에서 들려오는 것 같았다. 천사가 말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위한 염려가 아니라 사랑으로 사는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그 어머니에게는 아이들이 살아가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알 수 있는 능력이 없었고, 그 부자 역시 자신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알 수 있는 능력이 없었습니다. 날이 저물었을 때 자신에게 무엇이 필요할지, 산 자가 신을 장화가 필요할지 죽은 자가 신을 슬리퍼가 필요할지 알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제가 사람이 되어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은 제 힘으로 스스로를 보살필 수 있어서가 아니라 지나가던 사람과 그의 아내가 사랑과 온정을 베풀어주었기 때문입니다. 부모를 잃은 그 아이들이 살 수 있었던 것은 스스로를 보살필 수 있어서가 아니라 이웃집에 사는 한 여인이 따뜻한 마음으로 아이들을 가엾이 여기고 사랑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렇듯 사람은 누구나 자신에 대한 걱정과 보살핌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에 있는 사랑으로 사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인간에게 생명을 주시고 그들이 잘 살아가기를 바란다는 건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또 한 가지를 깨달았습니다. 하나님은 사람들이 떨어져 사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각자가 자신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아는 능력을 주지 않으셨습니다. 하나님은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기를 원하기 때문에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이에게 필요한 게 무엇인지 알게 하셨습니다. 사람들이 자신을 염려하고 돌봄으로 살 수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오직 사랑으로만 살 수 있다는 것을 이제 깨달았습니다. 사랑으로 사는 사람은 하나님 안에 사는 것이며, 하나님은 그 사람 안에 살고 계십니다. 하나님은 곧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이순영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