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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며 사랑하며

남은 인질을 살려야 한다

eliotshin 2007. 7. 26. 10:24

   결국 배형규 목사가 살해됐다. 그토록 처절한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무고한 한 생명이 희생됐다. 고 배형규 목사의 친구는 "내 심장을 꺼내주고 싶은 친구"라고 표현했다. 그가 어떠한 삶을 살아왔으며 주변 사람에게 어떠한 귀감이 되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하 기사 참조.

<아프간 피랍> "내 심장을 꺼내주고 싶은 배형규"

친구 박원희 목사 홈피에 글.. 네티즌 눈시울

(성남=연합뉴스) 심언철 기자 = "내 목숨을 대신해 살리고 싶은 형제이며 내 심장을 꺼내주고 싶은 친구입니다."

아프간 무장단체에 의해 피살된 것으로 26일 확인된 배형규 목사의 친구 박원희 낙도선교회(서울 동작구 사당동) 목사는 배 목사가 피살되기 전인 지난 20일과 21일 선교회 홈페이지에 올린 메시지에서 배 목사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며 안타까운 마음을 이렇게 적고 있다.

배 목사와 같은 한양대 안산캠퍼스 출신인 박 목사는 '내 친구 배형규는...'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형규는 저의 심장을 꺼내주고 싶은 친구"라며 "내가 어려울 때는 쌈짓돈을 넣어주고 버스를 타고 가버리곤 했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또 "형규는 후배들과 선배들을 늘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라며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 그대로 지나가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그런 형규와 같이 사모님(배 목사 부인)도 얼마 전 백혈병에 걸린 사람을 위해 골수 이식을 했다"며 "그리고는 성함이라도 알려달라는 환자에게 자신의 이름을 끝내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박 목사는 또 "영웅심리나 무용담으로 일하는 친구가 아닌데 (이를 몰라주는)수많은 인터넷 글들을 보면서 고통스럽고 마음이 아프다"며 "부디 무사히 귀국할 수 있도록..사모님과 딸 아이도 잘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글을 맺고 있다.

그러나 박 목사의 애끓는 호소에도 불구하고 둘도 없는 친구 배 목사는 끝내 아프간에서 살아돌아올수 없게 됨으로써 글을 읽는 사람들의 마음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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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모한 아프가니스탄 방문으로 인해 많은 비판이 쏟아졌다. 순교를 자처했다느니 그냥 내버려두어야 한다느니 국가 이미지에 먹칠을 했다느니 등등. 그 비판을 일부 인정한다 하더라도 생명보다 소중한 것이 있을까? 그들은 선교가 목적이든 봉사가 목적이든 스스로를 희생한 자들이다. 땡볕에 피서보다 머나먼 사막땅에서 남을 위해 시간을 보내겠다는 결심이 쉬운 일인가? 단지 그들이 종교에 현혹된 맹신도였기 때문일까?

   그들을 살려야한다. 소중한 영혼들, 젊기에 희생을 아는 젊은이들이기에 더더욱 살려야 한다. 대한민국 정부는 자존심을 걸고 이들을 살려내야 한다. 지금껏 정부가 보여준 헌신적인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 하지만, 결과가 좋지 않다면 모든 수고가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 정부는 미국과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 아프간 정부와의 협상 노력과 별도로 정작 키를 쥐고 있는 미국과 합의를 끌어내야 한다.

   테러단체와 정부가 거래를 한다는 것이 결코 정상적인 국가의 모습은 아니다. 독일 총리는 이러한 이유로 태도를 명확히 했다. 하지만, 겉으로는 그러한 발표를 하고 실제로는 납치된 독일인을 살리기 위해 독일 정부가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지 우리는 알고 있다.
   올해 프랑스인이 억류되었다 풀려났고, 이탈리아 기자가 포로 맞교환으로 돌아왔다. 그 이후 탈레반과의 거래는 더 이상 없다는 원칙을 세웠다고 한다. 하지만, 명분과 원칙은 상황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22명이 아직도 억류되어 있다. 그것도 미래가 유망한 젊은이들이다. 어떠한 원칙도 이번 사태 앞에서는 유연해져야 한다. 어떠한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그들을 살려내야 한다. 추후에 아프가니스탄에 어떠한 응징을 하건 그건 미국과 관련국 정부가 취할 행동이다. 다만 지금은 무고한 젊은이들을 살려내야 한다는 것밖에 더 이상 논의가 필요하지 않다.

   무고한 희생이 더 이상 없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제 2의 제 3의 김선일이 배형규가 없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