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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중국에서 자본주의를 만났다

[도서 연재 나중만] 붉은 장미 vs 흰 장미

eliotshin 2013. 2. 7. 18:08

붉은 장미 vs 흰 장미


"가시 돋친 붉은 장미"


붉은 색을 좋아하는 나라. 공산주의를 상징하는 붉은 깃발. 하지만 선입견으로만 느끼던 공산주의는 간 데 없고, 이보다 더한 자본주의가 없다. 붉은 카펫을 뚫고 피어난 장미꽃 이랄까. 중국은 그만큼 매력적이다. 한 번 방문한 방문객은 중국의 샹차이(향이 강한 향료)에 적응만 한다면 또다시 찾고 싶어한다. 우리나라의 80년대라도 폄하하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의 미래까지 함께 뒤죽박죽 섞여 있다.
비즈니스에 있어서도 중국은 매력적이다. 크디 큰 시장도 매력적이지만, 이제 막 피어난 내수 시장의 구매력이 장난이 아니다. 고가 일수록 고민을 많이 하고, 비교에 비교를 거쳐 신중한 구매를 하는 한국의 소비자와 다르게, 쿨하게 물건을 산다. 월급의 두 세배쯤은 언제든 쓸 수 있다.
그래서 모두들 중국으로 몰려든다. 중국으로 오지 않으면 도태되는 느낌이고, 미래를 생각한다면 틀리지 않은 해석이다. 하지만, 붉은 장미는 수많은 가시를 지니고 있다. 의지만으로 뛰어들었다가 가시에 찔려 ‘아야!’ 하고 놀래보지 않은 외국인이 있을까? 중국은 매력적이지만 가시를 품은 붉은 장미다.

 

“순진한 백장미, 붉은 장미를 만나다”


외국인에게 중국은 매력적이지만, 중국을 모르는 흰 장미들이 너무 많다. 거의 모두가 시행착오에 시행착오를 거듭해 비싼 수업료를 물고 중국을 배운다. 중국에 온 지 1, 2년 차들이 가장 말이 많다. 중국은 이런 나라라고 일반론을 말하지만, 정작 중국에서 8년 되고 10년이 넘은 사람들은 잠잠하다. 할 말을 잊어서일까? 조심스러워서일까? 중국은 오래될수록 알 수 없는 나라다. 반만년의 역사를 가진 나라, 다양한 민족이 섞여 있는 나라, 100년이 안 되는 치열한 근대사 동안, 몇 번은 나라 전체가 발칵 뒤집혔던 나라다.
흰 장미들이 본국에서 주로 교육 받은 건, 해외 비즈니스를 할 때 합법적으로 리스크 관리를 잘 하라는 주문이다. 그렇게 안 하면 퇴출되거나 빼앗길 거라는 두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러한 사례가 적지 않다. 그래서 흰 장미들은 빤히 보이는 수대로 장기를 둔다. 중국인의 입장에서는 외국인들이 어디로 움직일지를 미리 알고 있다. 흰 장미들이 주로 장기판의 ‘졸’을 사용해 조금씩 움직이는 동안, 붉은 장미들은 차와 포를 이용해, 특별한 동선 없이 합법과 불법의 경계를 마구 넘나든다. 쌓아 놓은 군축미나 자본금도 10배는 차이가 난다. 이 게임은 이미 하나 마나다.

 

“불공정한 헝거(hunger) 게임”


그러잖아도 어리버리한 흰 장미들에게는 특별한 규칙이 또 있다. 중국 정부가 자국의 산업과 자국의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각종 규제와 법률이 족쇄가 된다. 일단 법인 설립 시부터 외국기업이냐 중국 기업이냐에 따라 10배까지도 자본금이 차이가 난다. 더 큰 자본금을 납입했는데, 할 수 있는 경영범위는 내자 기업에 비해 반 밖에 안 된다. 실제 돈 되는 장사는 모두 금지를 해놨다. 모든 것을 걸고 살아남기 위한 절박한 ‘헝거 게임(Hunger Game)’을 하고 있는데, 중국인과 외국인에게 적용되는 게임의 룰이 틀린 거다.
문화 관련 산업은 특히 감시를 많이 받고, 일부 산업에서는 지분의 제한을 받기도 하고, 이익금을 본국으로 이전해 가는 절차가 복잡하고 까다롭다. 이러한 법률을 피해, 중국인 명의를 빌리려는 유혹을 뿌리치기가 어렵다. 믿을만한 중국인을 찾는 게 구세주만큼 반가운 현실. 붉은 장미들은 흰 장미들이 구세주를 찾고 있다는 걸 잘 안다. 그래서 그걸 이용하기도 하고, 그래서 경제적인 혜택은 붉은 장미가 더 많이 가져가게 된다.

 

“카피라이트는 없지만 카피라이트 법은 있다”

저작권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는 나라. 그래서 중국에서는 카피라이트를 지키라고 강요 받지 않는다. 그게 중국만의 특수성이라 오해하기 쉽다. 그런데, 얼마 전 이를 뒤집는 사례가 이슈가 되었다. 중국의 한 기업인이 ‘iPAD’라는 상표권을 중국 본토에 등록했고, 애플의 아이패드 판매가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상표권 등록일도 불과 2년 전의 일이고, 아이패드가 중국으로 들어올 것을 미리 알고 그물을 친 일종의 사기였다. 하지만, 법원은 중국인 기업의 상표권을 인정했고, 결국 애플은 그에게 600억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는다. 남의 상표권 등록으로 자자손손 먹고 살수 있는 어마어마한 금액의 배상금을 보너스로 받게 되었다.
이를 두고 중국 내에서도 말이 많았다. ‘같은 중국인으로서 창피하다’ 부터 ‘그래도 법인데 애플이 제대로 상표를 등록하고 진출했어야 한다’까지. 흰 장미들에게 중국 법은 지켜야 할 기본 선이다. 실제 비즈니스 관행에서 벌어지는 편법과 불법 행위와 관계없이, 외국 기업은 중국의 로컬 룰을 지켜야 한다. 중국의 법은 객관적이고 평등하지만, 실제 판결에서는 자국민과 자국의 기업을 보호하는 쪽으로 판결이 난다. 설사 외국 기업이 승소하더라고, 그것을 강제하여 실행으로 이끄는 것을 보장하지 않는다. 따라서, 법은 붉은 장미 편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흰 장미는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여 관련 법을 준수하고, 적당하게 편법적인 행위를 하더라도 불법을 저질러서는 안 된다.

 

본 글은 2012.11 출간된 도서 <<나는 중국에서 자본주의를 만났다>>의 축약 연재 20부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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