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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이야기

꿈틀거리는 작은 중국, 베트남

eliotshin 2007. 3. 21. 16:19

불야성 (不夜城)이란 밤에도 불이 환하게 많이 켜져 있어서 장관을 이루며 떠들썩한 번화가의 밤 풍경을 말한다. 지난 2월 말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와 최대 도시 호치민의 밤은 밤이 아니었다(不夜).

지난 2월 25일 새벽 1시.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의 노이바이 공항에서 시내로 향하는 고속도로. 창밖을 내다보니 수많은 오토바이의 행렬이 눈에 들어온다. 헬멧 대신 머리에 수건을 둘러맨 베트남인들은 작은 오토바이에 채소와 꽃 등을 가득 싣고 고속도로를 질주한다. 이들이 향하는 곳은 하노이 시내에 있는 새벽 시장. 베트남은 열대기후다. 그래서 비교적 선선한 새벽 시간에 하루 일과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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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노이 시내 거리의 표정. 오토바이가 거리를 점령하다시피 했다.

김승환 한국투신운용 호치민사무소장은 "베트남 법인 밤마다 거리에 오토바이가 넘치는 것은 도시화의 상징"이라며 "그들은 오토바이를 타고 거리를 달릴 것이며, 소비를 할 것이며 경제는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남아의 한국인?〓 베트남에서 살아본 사람들은 이들의 근면성을 인정한다. 새벽부터 일어나 운동하고, 맡은 일도 열심히 한다. 이는 베트남이 유교문화를 가진 국가라는 분석이 설득력이 있다. 베트남은 동남아지역에서 유일하게 유교문화권이다. 유교는 현실의 부와 행복을 추구하도록 성취의식을 고취시킨다.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성실하게 사는 것은 현실에서보다 나은 삶을 살아보겠다는 생각이 크기 때문이다.

유교문화의 또 하나의 특징은 자식 교육에 아낌없이 투자한다는 것이다. 베트남의 교육열도 매우 뜨거운 편이다. 또 중등학교 진학률이 75%에 달해 중국과 동남아시아 어느 국가보다 높다. 게다가 8500만 명의 인구 중 60%가 27세 미만인 특이한 연령구조를 지니고 있다. 젊고 우수하고 성실한 인력이 넘쳐나는 나라가 바로 베트남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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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치민 메콩강 강가에 세워진 외국 기업들의 광고 간판.

◇제2의 중국 어렵지 않아〓현재 베트남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고작 587달러(2005년 기준)에 불과하지만, 장밋빛 미래를 전망하는 이들이 많다. 지난해 부시대통령이 베트남 증권거래소를 방문할 때 "만일 다시 젊어져서 돈 벌 기회를 찾는다면 그것은 베트남을 택하겠다"고 말할 정도다. 브릭스(BRICs)가 아니라 베트남(V)이 브라질(B)을 대신한 VRICs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다.

베트남 경제발전 속도는 눈부신 수준이다. 2001년부터 5년간 GDP 성장률이 평균 7.5%에 달한다. 지난해 성장률은 8.2%. 올해 예상은 8.5%다. 올해 1월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 해외투자 유치도 급증했다. 2월까지 정해진 해외 투자 규모만 지난해보다 49% 늘어난 115억달러에 달한다.

'기회의 땅'베트남을 찾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발길도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베트남의 경제수도라고 불리는 호치민 시의 1급호텔들은 방 구하기 하늘의 별따기 일 정도다.

◇과열? 성장통? 가능성은 큰 데...〓베트남 시장은 사회주의 폐쇄경제에서 시장경제로, 다시 개방경제로 3단계 변신의 가속 페달을 밟는 중이다. 돈 냄새가 나는 곳에는 돈이 모이기 마련. 호치민과 하노이 증권거래소의 규모는 2005년까지 5000억원 대에 불과했지만 2006년 말 현재 베트남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종목은 모두 193개로 시가총액은 138억 달러로 폭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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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4월 새로 이전한 호치민 증권거래소 내부 모습. 베트남 증시는 2005년까지 시가총액 5억 달러 대에 불과했지만 2006년 말 138억 달러로 폭증했다.

베트남 증시도 급등하고 있다. 7일 현재 베트남지수(VN지수)는1132.23. 베트남 증시는 지난 한 해 144%, 올 들어서도 지난 2월말 까지 44%나 급등했다. 베트남 증시에 투자하려는 내국인들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호치민시 3군 지역 팜응독탄에 있는 비나콤뱅크증권 객장은 주식계좌를 개설하려는 사람들로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이에 따라 자본시장의 과열에 대한 우려도 심심찮게 나온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베트남 경제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성장통'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베트남펀드 사업을 주도했던 윤성일 한국증권 신사업추진실 상무는 "현재 일부 종목들의 경우 거품 수준의 비정상적 상승이 있었다"면서도 "내재 가치가 높은 우량기업들의 경우 강한 성장을 이어갈 가능성이 커 장기적으로 투자하면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소진욱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베트남사무소 주식부문 대표는 "베트남 기업들을 보면 우리의 80년대 초반을 보는 것처럼 성장성이 뛰어난 경우가 많다"며 "지금은 과열 수준이지만 기업의 가치가 올라 정상적인 수준에 머잖아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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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치민 시내에 있는 한 증권사 객장. 증권계좌를 만들려는 투자자들로 발 디딜틈이 없다

현재 베트남 증시에 상장된 기업이 200개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인데 올해 100개의 국유기업이 상장을 기다리고 있는 점도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문구상 브릿지증권 베트남법인장은 "국유 기업 중 높은 수익률과 성장성이 기대되는 기업들의 상장이 기다리고 있"며 "이들 기업들이 앞으로 베트남 증시를 이끌어 갈 힘"이라고 말했다.

문 법인장은 "베트남 국영기업의 민영화와 자본시장 개방으로 인한 구조조정과 M&A(인수 및 합병)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현지 대형 우량기업들이 현재 주식공모(IPO) 후 장외 거래되고 있어 상장 전에 미리 투자해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트남펀드들은 대부분 3년 이상 자금을 빼내갈 수 없는 폐쇄형이 대부분이다. 베트남의 성장성에 베팅을 했다면 정해진 기간 동안 이 펀드에 투자된 자금은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진득하게 기다리다 보면 멋진 청년으로 성장한 베트남을 보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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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부터 폭등하고 있는 베트남 증시.
자료:미래에셋자산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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